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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장관은 왜 저러나?


입력 2021.04.29 06:30 수정 2021.04.28 07:39        데스크 (desk@dailian.co.kr)

추 전 장관, 김어준 옹호는 언론의 본질인 공정성 관련 문제

자신 아들의 휴가 미귀(탈영) 사건 좋게 방송해준 보은성 행위인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작년 한 해 많이 듣다가 한동안 듣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는 국민이 ‘추미애’라는 이름이 다시 언론에 등장하자 영 짜증스러워한다.


추미애 전 장관은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도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시민 외에 눈치 볼 필요가 없이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느닷없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옹호했다.


추 전 장관은 편향적으로 한 쪽만을 편드는 다른 언론들을 ‘외눈‘으로 규정하고 김 씨의 뉴스공장은 이쪽저쪽을 공정하게 고루 보도한다고 ’양눈’이라고 쓴 듯하다.


추 씨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은 엉뚱하게도 장애인 비하 논란으로 이어진다. 정의당의 장혜영 의원이 추 씨의 ‘외눈’ 표현에 대해 “명백한 장애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추 씨는 26일 국어사전을 근거로 일부 정치인이 “오독하고 왜곡했다”라면서 장애인 비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민주당의 이상민 의원은 “국어사전에는 ‘절름발이’ ‘난쟁이’도 다 나와 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면서 “어떤 말이 비하, 차별, 혐오냐의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라면서 추 전 장관이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알아듣게 지적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관련 단체들도 27일 “추 씨의 글은 장애 비하가 맞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상황은 끝난 듯하다.


추 전 장관의 김어준 옹호는 장애인 비하 논쟁으로 번져서 그렇지, 사실은 언론의 본질인 공정성(公正性)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언론의 공정성은 중립성, 객관성과도 통하는 개념이다. 잠시 살펴보면 1920년대 방송언론 등장 초기에는 ‘논쟁적인 사안에 대한 보도’를 아예 금지했었다. 그 후 이 금기가 풀리면서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는 것을 공정성의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개념은 ‘기계적인 중립을 지킨다고 해서 반드시 불편 부당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로 발전하고 ‘논쟁적인 사안을 다룰 때는 다양성이 충분히 드러나도록 일정 범위의 견해와 관점을 제공해야 한다’로 정리된다.


그래서 영국의 BBC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전 개입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으며(2003), 미국의 국영 VOA(미국의 소리) 방송은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1972~1974)과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섹스 스캔들(1995~1997)도 중립적으로 보도하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추 전 장관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진정으로 공정하다고 믿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재임 중에 발생했던 아들의 휴가 미귀(탈영) 사건을 좋게 방송해준 데 대한 보은성 행위인지 아리송하다.


작년 가을 추미애 전 장관의 아들 휴가 미귀 사건 당시, 김어준 씨가 방송에서 아들의 담당 변호사를 출연시키고(9월 8일) 익명의 카투사 병사를 3차례(9, 14, 16일) 또 익명의 카투사 장교를 출연시키는(21일) 등, 보통 방송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었다.


2주일 사이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출연자와 익명의 인물이 5차례나 출연하는 것은 방송사(史)에 없는 일이다. 있었다면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이 내세운 병역 비리 등의 전과가 가득한 ‘의인(義人) 김대업(金大業) 사기 이벤트’가 유일할 것이다. 그것도 익명은 아니었다.


실제로 TBS 교통방송은 2018년 제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단일 프로그램으로서는 가장 많은 법정제재(法定制裁)를 받았다. 그것도 6건 모두 객관성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다.


굳이 추 전 장관의 발언에 평을 한다면, 공영방송 TBS 교통방송이나 KBS에서 이런 방송이 이뤄진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神話)에 등장하는 ‘키클롭스(Cyclopes)급 편파’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추 전 장관은 이런 방송을 느닷없이 옹호했으니, 그 의도를 의심받는 게 아닐까?


작년 일이지만 사병 한 명의 휴가 마귀(탈영)를 놓고 이렇게 온 나라가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정부 측 발표 내용과 관계없이 병역을 필한 이 땅의 예비역과 현역들은 진실을 알 거라고 믿는다.


어쩌면 20대 30대 남성들이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데는 공정함과는 반대인 ‘서(徐) 일병 건’도 상당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혹시 추 전 장관은 소위 ‘대깨문’들의 스피커인 김어준을 옹호해 주고 그들의 동정이나 지지를 얻어 정치적으로 재기를 노리는 것은 아닌지, 사라지는 4월에 여러 가지가 궁금하다.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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