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5천억 유증 단행...올초 IBK도 2천억 투입
삼성증권 CP 한도 늘리고 증권사 회사채 발행 러시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실탄 쌓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진 가운데 운용 여력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모회사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보통주 745만주를 발행, 499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로 하나금융투자의 자본 규모는 약 5조원으로 확대된다. 현재 자본 규모가 5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중장기 성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지속 가능 기업을 목표로 디지털·IT·리스크 등 미들 오피스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중소기업은행이 IBK투자증권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0억원을 투입하면서 IBK투자증권 자기자본은 현재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IBK투자증권 자기자본은 약 7505억원이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5월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작년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5471억원까지 불어났다.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해 6월 교보생명으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했고 BNK투자증권도 지난해 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몸집을 늘렸다.
증권사들은 또 기업어음(CP) 한도를 확대해 운용 여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3일 기업어음 한도를 기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1조원 늘려 규모를 키웠다. 자기자본 5조3170억원 대비 18.81% 수준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과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증권사들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유안타증권과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은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각각 1500억원, 3200억원,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1분기 일평균 장내 주식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기는 등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도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일평균 증권결제대금은 30조786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장내 주식 결제 대금이 평균 2조71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장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만 1조2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1% 증가했다. 장내 일평균 주식 결제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건 역대 처음이다. 금리가 지난해부터 동결 수준을 이어가며 채권 평가이익도 큰 폭 증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으로 시장금리의 상승이 전망되지만,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실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기는 2022년 중반은 돼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또 개인의 꾸준한 주식시장 자금유입으로 유지되는 높은 거래대금은 증권사 수익 개선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