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레이터 역량 부족·홍보 위한 공간 난무
"소통 위해 공부하게 만들어" 성장 위해 이용
“클럽하우스? 이제 ‘아싸’ 앱. 시간도 너무 뺏기고 홍보성으로 사용되는 방이 너무 많아요.”
클럽하우스에서 모더레이터가 돼 친분이 있는 사람들부터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들,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을 즐기던 현직 감독 A씨의 말이다. A씨는 클럽하우스에서 퇴근 후 소소한 일상을 나누기도 하고 '현직 감독입니다. 영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 들어오세요'라는 방제를 내걸고 업계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또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가 돼 마피아 게임까지 하는 등 알차게 활용했다.
하지만 A씨는 이내 클럽하우스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A씨는 "사용해보니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 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작은 정보나 경험을 확대해 부풀려 마치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들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지식이나 경험 습득에 적절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클럽하우스가 ‘인싸’ 앱이 아니라 아니라 ‘아싸’ 앱이라며 이라며 휴대전화에서 삭제했다.
지난 2월에는 클럽하우스 어플을 켜면 흥미로운 주제의 방들이 많아 어느 방에 들어가야 할지 고민까지 할 정도였다. 100명 이상 모여 북적이던 방은 이제 30명 숫자도 못 채우는 경우가 많다. 유병재, 쌈디, 스윙스, 호란, 행주, 마이크로닷, 노홍철 등이 클럽하우스에 주기적으로 모더레이터가 돼 리스너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과거가 됐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던 B씨는 클럽하우스의 인기 추락 요인을 개인의 연대를 만들어줄 수 있는 콘텐츠 부족으로 꼽았다. B씨는 "커뮤니티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소비할 수 없고 비정기적으로 일정치 않은 주제로 방이 열리다보니 고정적인 리스너를 확보하기가 힘들다"고 느낀 점을 털어놨다.
직장인 C씨는 클럽하우스를 팟캐스트처럼 애용하려 했지만 역량 부족인 모더레이터에 실망해 돌아선 케이스다. C씨는 “주제를 선정하고 방을 이끌어가는데 일반인들은 경험이 많이 없어 서툴다”라며 “모더레이터 역할은 전문가가 해야 하는데 수익이 아직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전문가가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 할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클럽하우스에 출석 체크를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시 읽어주는 방', '20분 독서, 20분 토크, '유럽에서 살아남기', ''성장하는 아침' 등 이들은 클럽하우스 일에 대한 동기 부여, 자기 개발 용도로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주기적으로 방을 만드는 한 모더레이터는 "클럽하우스가 저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한다. 모더레이터가 되려면 내가 방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견해가 더욱 넓어야 하는 걸 느낀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집중하게 만든다"고 클럽하우스를 지키는 이유를 밝혔다.
또 클럽하우스를 자주 애용하는 D씨는 "라디오처럼 그냥 켜놓는다. 코로나19로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지 못해 클럽하우스로 사람들이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듣는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자랑하고 싶은 일상들만 공유하지 않나. 하면 할수록 외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클럽하우스를 하는 동안에는 외롭지 않다. 소통을 하더라도 듣는 재미가 있다. 클럽하우스 인기가 시들해진 것을 느끼지만 그와 상관없이 나는 계속 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