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쌍방향 소통으로 반짝 인기
네이버 검색지수 2월 100까지 치솟았지만, 4월 바닥
“두 달 천하”
지난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계에 열풍을 일으키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을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던 클럽하우스(Clubhouse)가 대중의 관심에서 급격히 멀어지고 있다.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0으로 시작한 클럽하우스의 검색지수는 8일 최대 수치인 10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월의 마지막 날은 4를 기록해 하향 곡선을 그렸다. 3월에 들어서는 더 처참했다. 검색지수가 5를 넘어서는 날이 없었으며 4월은 0과 1을 오가는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4월 초 클럽하우스를 약 40억 달러(한화 약 4조 466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협상하다가 중단했다. 현지 매체들은 투자자들이 클럽하우스가 40억 달러를 투자 받는 것이 합당한지 체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이 있는 아이폰 사용자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희소성을 대중에게 어필했다. 최고치의 관심을 모으던 2월 말 활성 이용자수가 600만명을 돌파했었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초대받은 사람들만 이용한다는 특수성과 사회 유명인사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관심은 극대화됐다.
클럽하우스는 다른 SNS와 달리 자신의 사진이나 일상을 공유하지 않고 오로지 음성으로만 소통한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게임스톱과 비트코인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가 하면, 포스트말론, 오프라 윈프리, 애쉬튼 커처, 드레이크가 등장해 한 공간에 수천 명의 리스너를 불러모았다.
사회 유명인사들과 쌍방향 소통을 하고 세계 여러 국가들을 넘나들 수 있으며 대화가 저장되지 않으니, 지금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정보들로 인식돼 유저들의 활동을 더욱 촉발시켰다. 이는 1920년 미국에서 금주법이 내려졌지만 자신들의 은밀한 장소에서 술을 즐기던 모습이 온라인으로 옮겨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국내 유명인사들도 클럽하우스를 적극 이용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토스 대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회장,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가 기업과 관련한 전문적인 주제로 방을 열기도 했다.
영화 관계자, 방송국 PD, 아나운서, 마케팅 대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이 미리 주제를 선정해 모더레이터, 스피커를 꾸려 방을 만든다고 예고하는 일도 잦아졌다. 이는 쌍방향 소통보다는 행사의 진행처럼 이용돼 클럽하우스의 진화를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지금은 클럽하우스의 인기를 주도했던 요인이 스스로 발목을 잡은 모양새가 됐다.
경청할 준비와 적절한 단어 선택, 언변이 있어야 수월했던 클럽하우스 문화에 젊은 세대들이 먼저 떠나기 시작했다.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토론을 이어갔던 방은 기성세대들의 훈수 방이 되기 일쑤였으며 의견이 다르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예로 영화 ‘미나리’를 주제로 한 방에서는 두 명의 스피커들끼리 견해가 다르면서 점점 언성이 높아졌고 한 명이 결국 감정이 상한 채 방을 이탈했다.
또 누구나 스피커가 될 수 있고 대화가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무기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오고가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클럽하우스 유저는 “자의식 과잉들의 집합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만 살펴봐도 클럽하우스의 꺼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 초대장, 클럽하우스를 즐기지 못하는 안드로이드 유저의 아이폰을 구한다는 2월과 비교해 현재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무료 나눔한다는 글이 더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람들이 관심이 없다. 소수 정예로 즐기거나 소개팅,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 등 변질된 방들이 고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