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전반기 토트넘과의 홈 경기서 1-6 대패
안정 궤도 진입한 맨유, 흔들리는 토트넘에 복수?
약 6개월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최악의 행보를 거닐고 있었다. 토트넘을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로 불러들인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1-6로 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식스 앤 더 시티’로 대표되는 2011년 맨시티전 1-6 홈 패배에 이어 9년 만에 같은 점수를 재현한 것이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며, 맨유를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로 이끈 바 있다. 비록 우승은 아니지만 전임 감독들의 대실패로 암흑기를 겪은 맨유의 명가 부활 징조로 여겨진 시즌이었다. 맨유 지휘봉을 잡은 세 번째 시즌에는 더욱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개막전에서 1-3 패배로 시즌을 시작하더니 급기야 토트넘에 참패를 거두며, 다시금 솔샤르 감독의 지도력에 관한 비판이 크게 일기 시작했다.
전반기까지 맨유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라이프치히, 파리 생제르맹과 UEFA 챔피언스리그 한 조에 묶인 맨유는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리그에서는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9라운드 아스날전 패배 이후 리그 13경기 연속 무패 가도를 내달리며, 중위권에서 맴돌던 순위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유연한 전술 구사 능력,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스쿼드를 운용하며 꾸준하게 승점을 적립한 결과다.
지난 1월 셰필드에 덜미를 잡혀 무패가 깨진 것이 아쉽지만 21라운드부터 10경기 연속 패하지 않았다. 맨유는 30경기에서 17승 9무 4패(승점 60)으로 2위에 올라있다. 4위 그룹과의 격차가 워낙 커 이변이 없는 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획득 가능성은 매우 높다.
잔여 시즌 맨유의 현실적인 목표는 리그 2위, 유로파리그 우승이라 할 수 있다.
오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트넘과의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는 단순한 순위 싸움을 넘어 복수전 성격이 짙은 경기다.
6개월 전 맨유는 해리 케인, 손흥민 듀오를 막지 못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맨유는 안정 궤도로 접어든 반면 토트넘은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맨유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잇따른 성적 부진에대해 선수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결장을 두고 하루만 팀 훈련에 참가했다는 거짓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리그 선두를 질주하던 토트넘은 중상위권으로 추락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다면 무리뉴 감독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현지 언론에서는 무리뉴의 경질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맨유 전 현직 감독 간의 대결이라 흥미를 더한다. 무리뉴 감독은 2016년 맨유 첫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2년차에는 무관에 그쳤다. 그리고 세 번째 시즌 성적 부진으로 중도하차했다.
무리뉴 후임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감독이 솔샤르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성적에 관계없이 맨유와 계약 연장에 합의할 것이란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으로선 손흥민의 부상 복귀가 유일한 희망이다. 손흥민은 지난 4일 뉴캐슬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45분을 소화했다. 이번 맨유전에서는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손흥민은 전반기 맨유전에서 2골 1도움으로 Man Of The Match에 선정될 만큼 맨유 수비진에 공포를 안긴 바 있다. 맨유 수비가 손흥민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것이야말로 승리로 가는 지름길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