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美 상장 추진에 지분 6.15% 보유한 한화투자 주목
한국투자도 관련 산업 10억 지분투자...“특금법 효과 기대”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가운데 금융·증권업계의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가상자산 기업들의 성장성이 부각됐다. 새로운 사업 활로를 모색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전략적인 투자와 사업 진출도 더욱 탄력 받을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뉴욕증시 상장 추진을 위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사와 미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7년 10월 출범한 업비트는 총 3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국내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다.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퀄컴의 두나무 지분 6.15%를 583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조원 가량으로 평가됐다. 현재 업계 일각에선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최소 10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한화투자증권의 지분가치는 6000억원 가량이 된다.
올해 국내 시중 은행들이 가상자산 금융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증권사가 가상화폐 업체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한화투자증권은 핀테크 성장세 대응을 위해 신기술 보유회사에 중장기 투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한화투자증권이 막대한 차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지난 1일 장중 5000원을 돌파하는 등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덱스마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덱스마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상품 가격 예측 플랫폼 ‘레인보우닷’을 서비스 중이다.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은 인덱스마인에 10억원(총 지분의 16%)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향후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SK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은 리서치센터를 통해 암호화폐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며 가상자산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증권사들은 가상화폐 열풍이 분 2017년 시장 분석과 세미나 등을 통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부가 비트코인을 투자가 아닌 투기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제도권 금융사들의 관련 활동이 멈췄다. 당시 대신증권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손잡고 예수금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중단했고 신한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가상화폐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려다 무산됐다.
금융투자업계는 무법지대에 놓였던 가상화폐 거래산업이 점차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전통 금융기관의 관련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가상자산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화폐 산업이 법 테두리 안으로 편입됐다는 효과가 있다”며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기관 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유입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한국 금융사들도 관련 투자와 서비스 진출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