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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北 '전술핵미사일' 가능성 언급…미사일 방어 '허점' 우려도


입력 2021.03.30 03:40 수정 2021.03.29 23:39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정부 발표 사거리는 풀업 배제"

전문가 "레이더 탐지 제한 가능성"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이 최근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소형 핵무기를 탑재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에서 "군사 이론적으로 소형 핵무기가 개발됐다면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현실적으로 탑재됐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소형 핵무기란 '전술핵탄두'를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 의원은 국정원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이 지난 25일 오전 7시 6분과 25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두발의 미사일은 1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라고도 했다. 1월 열병식이란 제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을 뜻한다.


국정원은 미사일 발사 배경에 대해선 "국방과학기술 고도화 지시 아래 미사일 성능 점검 및 기술 개량 목적 외에도 협상 필요성을 환기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북정책 재검토를 진행 중인 만큼,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무기 시험 발사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선원 기조실장, 윤형중 1차장, 박지원 국정원장, 박정현 2차장, 김선희 3차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정원은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에서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술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주장하는 활공 도약형 비행방식은 발사체가 비행 후반에 고도를 재상승 시켜 궤도를 변경하고 사거리를 연장하는 풀업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번 미사일이 실제로 풀업했는지의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풀업 기술이 적용된 탄도미사일은 포물선 궤적을 그리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달리,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에서 급상승한 뒤 다시 하강한다. 우리나라의 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국정원은 "풀업 기동을 실제 했는지, 사거리가 얼마나 더 늘어났는지는 검토 중"이라며 "정부에서 (사거리가) 450㎞라고 발표한 것은 자연낙하 했을 때, 그러니까 풀업을 배제했을 때를 추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표한 미사일 사거리(600㎞)가 우리 군 당국이 추정한 사거리(450㎞)보다 길다며, 우리 군이 북한 미사일의 풀업 기동을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레이더 탐지가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분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변칙기동이 한몫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우려가 사실이라면, 우리 군이 운용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일 수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국정원에서 이론상 전술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한반도 안보환경의 '게임 체인저'가 등장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군 당국은 현재 미사일 세부 제원을 조사 중이라며 풀업 기술 적용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풀업 감지 여부에 관련해 "어떤 하나의 정보자산을 통해서만 분석되는 게 아니다"며 "영상, 통신, 전자 (정보) 등 모든 정보를 종합해서 분석해야 해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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