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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던진 주사위①] 신동빈의 바이오 진출, 반전카드가 될까


입력 2021.03.25 07:00 수정 2021.03.24 18:2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롯데지주, 순수 지주사에서 사업형 지주사로 변신…1호 신사업 ‘바이오’ 낙점

기능성 물질 활용한 건기식 개발, 의약품 위탁생산 등 유통‧화학 시너지 가능

지난 1월13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여하고 있다.ⓒ롯데지주

작년 코로나19를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비중이 오프라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유통업계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 업체들이 영역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시장을 견인해 온 롯데도 온라인 비중을 늘리는 체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첫 번째 신사업으로 바이오 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고, 중고거래 사업 확대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 전환에 나서고 있는 롯데의 행보를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롯데가 그룹의 신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을 지탱해 온 유통과 화학사업이 작년 코로나19를 계기로 부진을 겪으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이다.


바이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제유가나 내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업황 사이클 변동이 큰 화학, 유통사업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제과, 음료 등 계열사에서 이미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시작으로 첫 발을 뗀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사업 진출 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지주는 최근 바이오벤처기업 엔지켐생명과학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분 투자를 비롯해 별도의 조인트벤처 설립 등이 거론된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중심이 돼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미 지주 대표인 이동우 사장을 비롯해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결심이 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올 1월 진행된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동우 사장은 작년 10월 롯데지주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그룹의 포트폴리오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계열사로부터 배당금과 브랜드 수수료를 받는 지주사였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와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형 지주사로 거듭나겠다는 결심을 안팎에 공표한 셈이다.


이번 사업을 검토하는 것도 그룹 내 인수합병(M&A), 신사업 진출 등을 담당하는 경영혁신실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혁신실은 작년 8월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임원이 전부 교체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롯데의 바이오산업 진출 검토에 대해 업계에서는 롯데지주의 1호 신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룹 내 화학 사업을 운영 중인 데다 식품계열사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협력을 논의 중인 엔지켐생명과학이 녹용 추출물을 이용해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롯데가 제과, 음료 사업과 연계해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엔지켐생명과학이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진출도 가능하다. 그룹 양대 축인 화학과 유통‧제조사업과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식품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미 건기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사업 초기에는 식품 계열사들이 바이오사업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제과는 건강식품 전문 브랜드인 롯데헬스원을 운영 중이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1일 미생물 연구개발 기업 비피도 지분을 인수하며 기능성 음료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23일 주총을 통해 화장품 원료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 8월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났던 비정기 인사 당시 때도 롯데가 신사업으로 제약이나 바이오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얘기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면서 “그간 신동빈 회장이 신사업과 투자를 강조한 만큼 이제 사업이 구체화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가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에 나선다고 해도 바이오 사업이 처음인 만큼 초기에는 상당 부분 사업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사업성이 확인된다면 관련 계열사와 함께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편에서 계속...


[롯데가 던진 주사위①] 신동빈의 바이오 진출, 반전카드 될까

[롯데가 던진 주사위②] 구조조정에 신사업 파격행보까지 사업 재편 속도

[롯데가 던진 주사위③] 온라인 플랫폼 육성 전력…이베이 인수전 뛰어든 속내는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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