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카드수수료 재산정 본격화…업계 "마른수건 쥐어짤까" 우려


입력 2021.03.25 06:00 수정 2021.03.25 06:56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여신협회, '수수료율 원가분석' 컨설팅 회계법인 선정 진행

카드업계 "더이상 여력 없어" 반발…추가인하 움직임 '촉각'

ⓒ게티이미지뱅크

카드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위한 원가분석 작업이 2018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됐다. 카드업계는 10여년 간 계속되어 온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수수료율을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9일 카드가맹점 수수료 원가분석 작업을 위해 주요 회계법인에 컨설팅 참여를 요청하는 제안서를 발송했다. 이후 다음달 초 선정될 회계법인이 내놓은 연구용역 결과물을 바탕으로 관계기관 합동 TF가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하게 된다. 개편된 카드수수료율은 오는 2022년부터 적용된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한 차례씩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새롭게 정하고 있다. 신용판매에 있어 카드사의 자금조달과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파악해 해당 원가에 맞춰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카드 수수료율 수준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적격비용에서는 카드사 자금조달비용과 위험관리비용··밴 수수료·마케팅비용 등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나 수수료율 재산정 작업을 앞둔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겉으로는 결제시장 현실에 발맞춘 수수료율 재조정이라는 외관을 갖추고 있으나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 카드수수료율은 여지없이 하향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최근인 2018년 카드수수료율 조정 당시 금융당국은 중소자영업자에게 제공되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구간을 기존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대폭 확대했다. 연 매출액 5억원~10억원 가맹점 수수료는 2.05%에서 1.4%로, 10억원~30억원 가맹점은 2.21%에서 1.6%로 0.61%p 낮췄다. 이를 통해 전체 290만 신용카드 가맹점 중 96%인 278만6000곳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번 논의에서만큼은 최소한 동결에 방점을 찍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자산 가운데 수수료를 포함한 신용판매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수료율 추가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그에 따른 피해는 결국 일반 카드이용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다. 인하된 수수료율이 적용된 지난 2년(2019-2020) 간 단종된 '알짜카드' 등 기존 카드상품만도 예년(155종) 대비 2배 늘어난 310여종에 달한다.


그러나 여전히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카드업계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케팅·영업비용이 크게 절감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불황형 흑자' 성격을 띄고 있기는 하나 금융당국이 수수료 추가 인하 명분을 삼을 여지가 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이와 관련한 입법 발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결제 등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 등을 감안하면 영세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사실상 0%에 수렴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카드수수료율 추가 인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반 카드소비자 혜택의 폭마저 줄이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