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화예술저작권의 연간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이끈 K팝의 인기에 K드라마, K무비 등 한류 열풍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는 1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해당 무역수지가 플러스를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국내 엔터테인먼트회사의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증가하고 외국계 영화사의 수입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에는 K팝과 K드라마, 영화, 문학작품 수출 등이 포함된다.
다만, 이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체 저작권 무역수지는 18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흑자폭이 축소됐다. 수출 게임과 데이터베이스 등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지 흑자가 29억6000만 달러에서 17억3000만 달러로 축소된 영향이다.
산업재산권 무역수지는 18억7000만 달러 적자를 내며 전년보다 그 폭이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산업재산권 수지는 줄곧 적자를 지속해 왔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제품을 만드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원천기술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의 수입액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기관 형태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보면 외국인 투자 기업을 중심으로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은 12억5000만 달러 흑자를, 외투 대기업은 2억 달러 적자를 냈다. 외투 중소·중견기업은 5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인기로 외국계 IT기업의 어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 사용료 등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지급이 급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산업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제조업에서 5억7000만 달러, 서비스업에서 13억2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거래 국가별로는 중국이 최대 흑자국이었다. 중국에 대한 관련 무역수지가 25억9000만 달러 흑자로 1년 전보다 5억 달러 넘게 확대됐다. 최대 적자국인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38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