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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감 맛본 이강인, 그라시아 생각 바꿔놓을까


입력 2021.03.21 11:14 수정 2021.03.21 11:15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이강인, 레반테전 좋은 활약에도 가장 먼저 교체

팀 내 도움-드리블 순위 2위로 높은 영향력

이강인. ⓒ 뉴시스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동행은 어디까지일까. 현지에서도 이강인보다 발렌시아의 하비 그라시아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발단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발렌시아-레반테 경기로부터 비롯된다.


당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뛰어난 볼키핑, 탈압박,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선보이며, 발렌시아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후반 18분 그라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가장 먼저 교체했다. 심지어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강인의 조기 교체라서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이강인은 벤치에서 오랜 시간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7일 스페인 언론 ‘수퍼 데포르트’는 "이강인은 5분 동안 낙담한 모습을 보였다. 축구 선수가 느끼는 좌절감을 가장 잘 설명하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이강인이 교체된 이후 발렌시아는 졸전을 펼치며, 이렇다 할 반전을 마련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4-4-2 포메이션에서 막시 고메스와 주로 투톱으로 나서는 이강인은 2선으로 내려와 경기를 조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1년생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팀 내 가장 우수한 테크닉과 패싱력을 갖춘 선수다. 볼을 간수하며 좌우로 패스를 뿌려줄 수 있으며, 전진 드리블을 통해 중원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지난달 21일 셀타비고와의 24라운드에서는 바예호의 결승골 어시스트를 포함, 무려 8개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올 시즌 이강인(993분, 4도움)은 적은 출전시간을 소화하고도 팀 내 도움 순위에서 카를로스 솔레르(1863분, 5도움)에 이어 호세 가야(2027분, 4도움)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또, 경기당 드리블 성공 횟수에서도 올 시즌 500분 이상을 뛴 선수 가운데 곤살로 게데스(2.2회)에 이어 1.4회로 2위다.


이 뿐만 아니라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끼치는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대변하는 수치는 볼 터치에 있다. 전반기 가장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한 경기는 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전 45회다.


이에 반해 후반기에는 45회 이상 볼 터치 기록이 17라운드 카디스전(65회), 코파델레이 예클리노전(63회), 세비야전(61회), 24라운드 셀타 비고전(68회), 25라운드 헤타페전(52회)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그라시아 감독은 이강인에게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리그에서 12번의 선발 출장 가운데 첫 번째로 교체 아웃된 경기가 무려 아홉 차례에 달한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25라운드 헤타페전이 유일하다.


현지에서 그라시아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표하는 이유다. 이강인은 내년 여름 발렌시아와의 계약이 종료된다. 그동안 숱하게 이적을 추진했지만 구단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최근 이강인의 주가가 폭등함에 따라 리그앙 AS모나코, 리옹, 스타드 렌, 마르세유에 이어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와도 연결되고 있다.


이강인이 원하는 것은 지속적인 출전이다. 그라시아 감독으로 인해 적잖은 상처를 받은 이강인이 잔여시즌 명예 회복을 할 기회는 남아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는데 있다. 오는 22일 0시 15분 발렌시아 홈 구장 메스타야에서 열리는 그라나다와의 2020-2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8라운드에서도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이번 경기에서 그라시아 감독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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