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ELW 총 발행건수 4156건…전년 동기比 42% 증가
한투 1882건 '최다'…KB證, 1년 새 2배 늘어난 1105건 발행
"개인 투자자 수요 늘어나며 ELW 시장 경쟁 치열해질 수도"
증권사들이 주식워런트증권(ELW) 발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대거 유입된 동학개미들의 증시 관련 이해도가 상승하면서 확대된 옵션에 대한 관심이 투자 수요로 이어져서다. 한국투자증권이 ELW 발행을 선도하는 가운데 KB증권도 발행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등 증권사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만큼 시장이 재성장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이번 달 8일까지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한 ELW는 총 415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917건 대비 42.5%(1239건)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발행금액도 545억원에서 641억원으로 17.6%(96억원) 늘어났다.
올해 들어 ELW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1062건이 발행됐다. 금액으로는 161억1824만원 규모다. 월별기준으로 ELW 발행 건수가 1000건을 넘은 건 지난 2013년 8월(1012건)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발행금액이 160억원을 돌파한 것도 2013년 7월 212억1806만원 이후 처음이다.
ELW는 특정 주식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권리를 갖는 유가증권이다. 지난 2005년 국내에 도입된 ELW는 3년 만에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2011년 일부 증권사가 ELW 거래에서 초단타 매매자에게 속도가 빠른 전용회선을 쓰도록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시달리면서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당시 금융당국은 ELW 거래를 위해 15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설정하고,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등 시장 건전성 방안을 도입해 시장 성장을 제한했고 이는 투자 수요 급감으로 이어졌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ELW 발행에 가장 적극적이다. 한투증권은 올 들어서만 1882건의 ELW를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239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83건보다 73.8%(799건) 늘어난 수치다.
한투증권은 지난 1월 코스피200지수, 코스닥1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콜 147종목, 풋 162종목을 신규 상장했다. 이어 다음 달에도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콜 136종목과 풋 148종목, 네이버·카카오·기아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콜 191종목과 풋 38종목을 신규 상장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KB증권도 1년 새 ELW 발행액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면서 경쟁에 합류했다. 올 들어 KB증권 ELW 발행건수는 1105건(2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540건(113억원) 대비 104.6%(565건) 폭증한 규모다.
KB증권은 ELW 발행 확대 배경으로 시장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존 지수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상품성이 저하되자 신규 라인업 확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미래에셋대우(83→693건)도 ELW 발행을 늘리면서 경쟁에 합류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파생상품과 옵션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ELW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증권사들이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시장이 급성장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투자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