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본질은 ‘잠식’ 아닌 ‘협력’…제휴로 경쟁력과 효율성 극대화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로 이베이코리아의 실리경영 주목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등 이커머스 업계에 굵직한 이슈가 더해지며, 그 어느 때보다 이커머스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높다.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누가 패권을 쥐게 될지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161조1000억원이다. 이중 지난해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은 사업자는 ▲네이버쇼핑(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로, 이들의 거래액을 모두 합치면 전체의 42%에 달한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올해 1월 기준으로 만 20세 이상의 신용·체크카드, 계좌이체 등 결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네이버(2조8000억원)와 쿠팡(2조4000억원), 이베이코리아(1조6000억원) 순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경영 전략을 보면 큰 차이가 드러난다.
특히, ‘계획된 적자도 안고 갈 수 있는 든든한 배경’과 ‘포털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은 각각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지금의 거래액 20조 클럽에 입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별다른 대규모 투자확대나 영향력 확장 없이 거래액 20조 클럽 입성은 물론, 850억원의 영업이익도 달성하며 실리도 챙겼다. 경쟁사들이 한 해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상품‧배송‧결제 영역서 제휴 공들이는 ‘이베이’
이베이코리아가 대규모 투자나 업계 잠식 없이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하고,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베이코리아의 핵심 경영 전략인 ‘제휴와 협력을 통한 파트너십’에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배송, 결제, 멤버십 등 유통기업의 기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각 영역의 핵심 업체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물류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베이코리아는 3자물류를 배송시스템의 핵심 전략으로 채택했다. 3자 물류란 이커머스 기업이 아닌 제3자가 물류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이베이코리아는 CJ대한통운과 협약을 체결하고 모든 물량을 위탁했다. 자체적으로는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해 효율적인 자사 물류처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배송품질을 동일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최적화된 물류 시스템을 만들면, CJ대한통운의 인력과 서비스가 이를 실행하는 식이다.
당일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당일배송 역시 직접 진출이 아닌 홈플러스의 영업망을 활용해 배송을 가능하게 했다.
2018년에는 GS프레시, 롯데슈퍼와 손잡고 당일배송관을 만들어 고객이 받고 싶은 시간에 배송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선식품 등 전국 95%에 당일 배송되도록 했고 GS25와 협력해 무인택배함을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독 판매, 특가 프로모션 등의 상품 경쟁력도 높게 평가 받는 부분이다.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잘 팔리는 상품을 PB로 만들어 제조기업의 밥그릇을 뺏는 대신, 전국 지자체는 물론 전통시장 및 식품업체와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실제로 패션의 경우 200여개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물론, 100여개의 소호 패션업체들과 손잡고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각종 생필품‧뷰티, 식품, 디지털‧가전 제조사 및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대형 백화점은 물론 홈쇼핑,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국내 대형 유통채널 50여사를 모두 입점 시켰다.
배달 서비스 역시 직접 시장에 진출하는 대신 요기요와 제휴를 맺고 G마켓 옥션 사이트에 배달음식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이베이코리아 뿐만 아니라 입점한 판매자나 제휴를 맺은 브랜드사의 매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제영역에서도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맺고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가 현대카드와 함께 업계 최초로 선보인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는 카드사와 유통사가 서로 윈윈하는 협업 사례로 남았다.
현재 100만명의 ‘스마일카드’ 이용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 기준 가입자 수 약 1500만명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간편결제 ‘스마일페이’도 각종 가맹점과 제휴를 맺어 경쟁력을 높였다.
마트, 외식, 패션, 뷰티, 레저, 교통 등 폭넓은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해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현재 스마일페이의 가맹점 수는 2만5000여곳(브랜드 기준 300-400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