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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신화' 한미약품, 오락솔 FDA 허가 불발… 왜?


입력 2021.03.02 11:32 수정 2021.03.02 11:39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시판허가 위한 자료 보완 요구

호중구 감소증 후유증 및 1차 평가변수 불확실성 우려

한미약품이 미국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한 먹는 항암제 '오락솔'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미국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한 먹는 항암제 '오락솔'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연내 FDA 승인이 기대됐던 신약이었지만, 이번에 허가가 불발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2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아테넥스는 최근 FDA로부터 오락솔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판 허가신청 자료에 대한 보완요구 서한(CRL)을 받았다.


오락솔은 정맥주사 형태인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먹는 형태로 바꾼 신약 후보물질이다.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바꾸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FDA는 서한에서 오락솔이 정맥주사 형태 항암제 대비 호중구 감소증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중구감소증은 항암치료나 감염 때문에 백혈구 내 호중구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을 말한다.


FDA는 오락솔 임상에서의 1차 평가 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 결과도 문제 삼았다. 독립적검토위원회(BICR)가 약물치료 19주차에 오락솔 복용군의 ORR 수치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측정할 수 없는 편향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DA는 추가적인 안전성 데이터 평가를 위해 미국 내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적절한 신규 임상시험을 수행하라고 권장했다. 잠재적 시판허가 승인을 위해 투여 용량을 최적화하고, 독성 위험이 높다고 여겨지는 환자는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테넥스는 보완해야 할 임상시험 설계와 범위에 대해 논의한 뒤 FDA에 미팅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테넥스 측은 "이번 FDA 결정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오락솔 승인을 위한 최선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FDA 허가 유력했던 오락솔, 시판허가 늦어지나


오락솔은 2011년 12월 한미약품이 아테넥스에 기술이전한 항암신약이다. 계약금 및 단계별 성공 시 마일스톤 등으로 한미약품이 받을 수 있는 총액은 3400만달러(약 403억원)에 달한다. FDA 최종허가를 받게되면 한미약품은 아테넥스로부터 2400만 달러(약 270억원)의 기술료를 받을 수 있다.


오락솔의 투자가치를 높게 본 한미약품은 2017년 아테넥스 주식 114만6552주를 151억4800만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FDA는 지난해 9월 오락솔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판허가신청(NDA)에 대한 검토를 수락하면서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했다. 통상 10개월 정도 소요되는 심사 기간도 덩달아 6개월 이내로 단축되면서 연내 승인이 기대되는 신약이었다.


그러나 FDA가 이번에 새로운 임상시험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연내 허가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오락솔이 FDA 시판허가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올해 안에는 허가가 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우선심사 대상은 기존 약보다 혁신적이거나 심각한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경우 지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 임상 설계를 하고 FDA가 요구한 자료를 보완해 제출하려면 연내 승인은 어렵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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