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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연일 하락장에 베팅하는 이유?…”조정 길어진다”


입력 2021.02.26 05:00 수정 2021.02.25 14:3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최근 6일간 KODEX 2X 2565억 순매수…코스피는 4%↓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인플레이션 우려 현실로

과거 하락장서도 곱버스에 투자…일각 "추가 조정 온다"

증권사들이 코스피 하락장에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소재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가 코스피 하락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코스피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곱버스 상품을 매수하는 동안 코스피가 하락세를 나타낸 경우가 대다수였던 만큼 조정장세가 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17일부터 24일까지 증권사(금융투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를 2565억8600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ETF는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 경우 낙폭의 2배를 수익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해당 기간 동안 이 상품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역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TIGER 200선물인버스 2X에는 50억7600만원 규모의 증권사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대로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KODEX레버리지 상품은 2142억8900만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동안 증권사들이 삼성전자(6976억), NAVER(2561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판매한 종목이다.


증권사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한 이유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지수 약세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1.20%를 돌파한 이후 22일에는 1.36%까지 급등했다.


미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지난 22일 연 1.922%까지 치솟아 2019년 4월의 1.923%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채권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 사이의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다.


ⓒ데일리안

실제로 이 기간 동안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코스피는 3133.73포인트에서 5거래일 간 4.4% 하락해 2994.98까지 떨어졌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2조1753억원 규모로 코스피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약세를 이끌었다. 연기금이 1조2845억원을 팔아치우면서 가장 많은 매도물량을 쏟아냈고, 증권사들은 3622억원 규모로 코스피를 순매도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기되는 금리 상승이나 인플레이션이에 대한 우려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금리에 대한 입장 재확인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는 만큼 2~3%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곱버스 상품을 순매수하는 기간 동안 코스피가 하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만큼 추가적인 조정장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증권사가 KODEX 200선물인버스 2X를 3008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2195.50에서 1987.01까지 9.4% 하락했다. 지난해 9월 14일부터 25일까지 증권사가 1914억원 규모로 곱버스 상품을 사들였을 때도 코스피는 2427.91에서 2278.79로 6.1% 하락하면서 조정장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코스피가 급락할 당시에도 증권사들은 곱버스 상품을 매수하면서 대규모 차익을 실현했던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거래로 인한 매수세도 있지만 트레이딩 부서에서 향후 주가 전망에 맞춘 전략에 따라 비중을 계산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곱버스 투자가 증시 조정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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