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단독 후보 선정…내달 주총서 최종 확정
코로나19 여파 대응 고려…"지속성장 이끌 적임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네 번째 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하나금융은 2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김 회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회장은 다음 달 19일 또는 26일 개최될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추위는 지난 달 내부 인사 9명, 외부 인사 5명 등 14명의 회장 후보군를 정한 뒤 이번 달 15일 심층 평가를 거쳐 김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추린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이들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김 회장을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이날 회추위는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서 정한 면접 평가요소인 기업가 정신, 전문성과 경험 및 글로벌 마인드,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네트워크 및 기타 자질 등에 대해 질의·응답을 통한 심층적인 평가를 거쳐 개별 후보자들을 검증했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추위원장은 "주주와 감독당국을 비롯해 하나금융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을 짚어가면서 후보자들을 평가했다"며 "김 회장이 그 동안 하나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으며 탁월한 실적으로 주주와 손님, 그리고 직원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12년부터 하나금융의 수장을 맡아 왔던 김 회장은 4연임에 성공하며 최고경영자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과거 3년씩 보장받았던 임기는 이번에 1년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하나금융 내규에 따르면 만 70세까지만 회장직을 역임할 수 있어서다. 김 회장은 올해 만 69세다.
김 회장의 연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 부회장이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됐지만, 소송과 금융당국의 징계 등 법률 리스크가 커지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당초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향한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쳐왔음에도, 시간이 갈수록 연임에 무게가 실려 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란 점도 수장 교체보다는 연임 가능성을 키운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 및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글로벌과 ESG 분야 등에서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김 회장이 최고 적임자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