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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판매 공간 줄이고 실내 휴식공간 늘린 현대백화점의 파격 실험


입력 2021.02.24 16:38 수정 2021.02.24 16:42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포스트 코로나’시대…쾌적한 쇼핑 환경 제공

MZ세대 겨냥한 개성·감성 가득한 공간배치 눈길

더현대 서울, 지상에서 바라 본 내부의 모습 ⓒ임유정 기자

“모든 층에서 자연채광이 쏟아지는, 공원 같은 백화점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야심작’인 ‘더 현대 서울’이 베일을 벗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역대급 위기 속 신규 백화점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의 16번째 매장이다.


더현대 서울은 여의도 대형복합시설 파크원에 위치했다. 수도권에 백화점이 들어서는 건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10년 만이다. 그만큼 혁신에 중점을 뒀다. 일반 백화점 틀에서 벗어나 복합몰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단지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을 찾았다. 개점 직전 정문 앞은 새로운 백화점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날 100여 명의 방문객이 오픈 전부터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더현대 서울은 도심 속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리테일 테라피’ 개념을 적용한, 국내 첫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쇼핑을 통한 치유, 다시 말해 ‘쇼핑 힐링’이라는 기본 중의 기본을 코로나 시대에 맞게끔 재해석해 공간을 구현했다.


특히 영업면적을 줄이고 휴식 공간을 늘렸다. 전체 영업 면적(8만9100㎡) 가운데 매장 면적(4만 5527㎡)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 가량을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이 곳의 영업면적 대비 매장 면적 비중은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65%)보다 30% 가량 낮다. 고객들이 편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고객 동선도 시원하게 늘리는 방안을 채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매장을 걷는 동선 너비가 다른 백화점 점포들에 비해 2~3배 가량 넓다"며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동선 너비를 넓히고 순환동선 구조로 매장을 구성했다. 내부 기둥도 없애 고객들에게 개방감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22 푸드트럭 피아자' ⓒ임유정 기자
◇ MZ세대 겨냥한 구성 마련…“90여 개 식음료 브랜드 맛집 대거 입점”


지하철과 연결되는 지하 2층은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가 들어섰다. ‘힙(Hip)한 공간’을 쫓아다니는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공간이다.


이 곳에는 H&M그룹의 최상위 SPA 브랜드인 ‘아르켓’의 아시아 첫 매장과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번개장터랩’,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등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날 컨버스 매장 앞에는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하려고 첫 날부터 길게 줄이 늘어섰고,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에서는 인증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한층 위로 자리를 옮겨 지하 1층으로 향하니 맛집이 대거 입점해 있었다. 직전 최대 규모였던 현대백화점 판교점(4129평)보다 넓은 4438평 면적에 90여 개 식음료 브랜드가 들어섰다.


최상급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테이스티 서울 마켓’부터 400평 면적에 미국의 푸드트럭 8대를그대로 옮긴 ‘22 푸드트럭 피아자’, 본점과 무역점에 이어 세 번째 매장인 와인 복합 공간 ‘와인 웍스’ 등 취향에 따라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식도락이 넘쳤다.


특히, 외부 출입구와 연결되는 공간에는 기존 백화점과 달리 벤치를 취식과 휴식이 한 번에 가능하도록 꾸며져 있었다.


태극당, 테일러커피, 파리크라상 등 유명한 디저트 매장이 역시 대거 입점돼 있는 만큼, 테이크 아웃해 즐기기 좋은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인 최모(30대)씨는 “요즘 핫하다는 에그슬럿과 블루보틀 등이 전부 입점돼 있는 데다, 집도 가까워 자주 올 것 같다”며 “해외 야외 맛집에 온 듯한 느낌이다. 유튜버들의 성지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고 귀띔했다.



더현대 서울 6층에서 바라본 5층의 모습. ⓒ임유정 기자
◇ 백화점 틀 깨 부쉈다…“영업 면적 절반이 실내 조경과 휴식공간”


지상층으로 올라오니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인 ‘워터풀 가든’이 가장 먼저 두 눈을 사로 잡았다.


또 이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넒은 중앙정원은 복합쇼핑몰들을 연상케했다. 백화점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연광은 그야말로 ‘힐링’을 선사했다.


2~4층 공간은 ▲모던 무드(해외패션) ▲어바웃 패션(여성ㆍ남성패션) ▲라이프&밸런스(리빙·레저)를 테마로 조성됐다.


기존 백화점처럼 쇼핑 공간이면서 휴식 공간을 함께 제공한다. 층마다 1층의 워터폴 가든이 보이는 곳에는 카페를 배치, 실내에서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직장인 김모(30대)씨는 “한국에 있는 백화점 같지 않고 미국 여행 때 가본 쇼핑몰을 보는 것 같다”며 “백화점은 중장년층 쇼핑 공간이란 인식이 강했는데 좀 더 젊어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5층은 현대만의 특별함을 담았다. 백화점에 대한 상식을 완전히 깨부쉈다. 이곳에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가 들어섰다.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로 공간을 꾸몄다.


‘사운즈포레스트’를 중심으로 5층과 6층에는 문화·예술과 여가생활 그리고 식사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컬처 테마파크’가 조성됐다. 층고가 아파트 6층 높이인 20m에 달해 번잡하고 답답한 백화점 식당가와 달리 도심 속 피크닉을 연상케했다.


넓은 공간 가운데 자리한 ‘블루보틀’, 번패티번’, ‘이탈리’는 점심을 즐기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아마존과 협업한 무인 매장 ‘언커먼스토어’ 앞에는 현대식품관 투홈 앱을 설치하고 결제 수단을 등록한 후 매장에 입장하려는 손님과 구경하기 위한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을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동선 너비를 넓히고 순환동선 구조로 매장을 구성했다”며 “내부 기둥도 없애 고객들에게 개방감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0년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갖춘 ‘더현대 서울’에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쇼핑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은 입지적 강점과 편리한 교통망을 갖췄다. 반경 3km 내 핵심 상권인 서울 영등포구·동작구·마포구·용산구는 물론, 서울 및 수도권 전 지역 고객까지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감안할 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개점 후 1년간 6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며, 2022년에는 연매출이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현대 서울의 정식 오픈은 26일이며,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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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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