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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신화 재현 나선 정의선 "테슬라 잡는다"


입력 2021.02.24 11:06 수정 2021.02.24 11:0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아이오닉 5, 1974년 탄생한 첫 고유모델 포니 디자인 계승

정의선 회장, 포니 신화 이룩한 정주영 명예회장 도전정신 이어받아

아이오닉 5·6·7 형제로 테슬라 모델3·S·X와 정면대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대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를 빼닮은 아이오닉 5를 앞세워 자동차 불모지에서 굴지의 자동차 기업을 일으킨 창업회장이자 조부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신화 재현에 나선다.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이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꺾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 모델이자 가장 대중적인 모델인 아이오닉 5의 역할이 막중하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날 전세계에 공개된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처음으로 적용한 모델로, 디자인은 47년 전 탄생한 포니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포니는 한국의 첫 고유모델로 해외 시장까지 개척한, 국내 자동차 산업에 있어 의미가 각별한 모델이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며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직선형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끌었으며, 2년 뒤 판매를 시작해 그해 1만대 이상 팔려 국내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했다. 자동차가 많지 않던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현대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 ⓒ현대차

포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모델이기도 했다. 현대차는 초기 미국 포드와 합작회사 형태로 승용차를 조립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으나 정 명예회장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100% 우리 노력으로 국산차를 만들겠다며 고유모델 개발에 도전했고, 그 결과물이 포니였다.


반백년 뒤 손자인 정의선 회장 체제 하에서 탄생한 아이오닉 5는 그런 포니의 디자인 뿐 아니라 도전정신까지 이어받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오닉 5의 전신(前身)인 콘셉트카 ‘45’는 지난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포니 탄생 4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모델이었다. 간결한 직선형 디자인에 4구 헤드램프는 포니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탄생했다.


정의선 회장이 아이오닉 5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더십 확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도 47년 전의 포니와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아이오닉 5.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첫 적용 모델인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은 물론, 기아와 제네시스 등을 통해 앞으로 출시될 전용 전기차에 앞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 저변을 넓히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특히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인 모델3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추가로 모델Y까지 투입한 상황에서 아이오닉 5는 이를 저지할 선봉 역할도 짊어져야 한다.


아이오닉 5는 최대 430km에 이르는 1회 충전 주행거리와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 회복, 5분 이내 100km의 주행거리 확보가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로 테슬라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췄다.


사륜구동 합산 최고출력 225kW, 최대토크 605Nm의 전기모터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5.2초에 찍는 등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을 낮추는 전용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 핸들링과 고속주행 안정성도 높였다.


차별화된 특성도 가미했다. 아이오닉 5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만든다는 전략 하에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췄다.


아이오닉 6의 디자인 기반이 될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는 향후 고성능, 대형 SUV까지 추가하며 테슬라의 전체 모델과 매칭되는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2022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6는 지난해 공개된 ‘프로페시(Prophecy)’ 콘셉트카 기반 중형 세단으로 고성능 전기차 수요층을 겨냥한다.


‘아이오닉 6’는 슈퍼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에서 볼 수 있듯이 강력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테슬라를 대표하는 ‘모델S’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2024년에는 대형 SUV ‘아이오닉 7’이 합류한다. 넓고 고급스런 실내공간과 다양한 용도의 고성능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들이 타깃이다. 테슬라는 이 차급에 ‘모델X’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3총사가 모두 출시되면 현대차는 보급형(아이오닉 5 VS 모델3), 고성능(아이오닉6 VS 모델S), 대형 SUV(아이오닉 7 VS 모델X) 등 전 차급에서 정면대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중형 SUV인 테슬라 모델Y는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기아 CV가 상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총수 자리에 오른 직후 올해 전기차 도약 원년을 선언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면서 “한국의 첫 고유모델인 포니의 디자인을 계승한 아이오닉 5가 그 도전의 선봉에 선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의미가 각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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