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첫 공모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첫 적용
공모주 배정 소외 개미 줄지만 수익 기대 떨어져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 청약의 균등 배정방식을 놓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인기가 높아 하늘의 별따기 였던 공모주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주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만 공모주 투자 수익률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어 일반 투자자가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대어급 공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달 초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청약 절차가 본격화되는데 새롭게 도입된 균등 배정방식제도로 공모주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모주 청약의 균등 배정방식은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하면 전체 물량의 50% 내에서 청약자들이 똑같은 수의 주식을 배정받는 형식이다. 소액 청약자들도 공모주를 배정받게 돼 투자 기회가 이전보다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전처럼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고도 1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청약 균등 배정방식이 큰 손 개미들에게는 기존보다 물량이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내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대어급 기업공개가 줄을 잇는 가운데 이러한 청약의 균등 배정방식이 투자자의 기회 확대로 이어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공모주 시장은 지난해부터 대어급 공모주 광풍이 일면서 개미 투자자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각이 됐다. 하지만 인기있는 공모주의 경우 억대의 자금을 쏟아부어야 1주를 겨우 받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개인투자자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해야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 결과 일반 청약의 균등 배정방식으로 제도가 개편됐지만 기대 수익률이 낮아져 투자자들의 갈증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공모주에 대한 일반투자자 기회 확대가 자칫 투자 손실로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가 상장할때 반짝 성과를 내고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며 대체로 성적이 좋지 못한데 개인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이러한 청약 균등 배정 방식이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며 "미국에서는 공모주의 경우 리스크 문제로 개인들에게 물량 배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봐도 이러한 제도 마저 정치적 이슈에 휘둘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내달 상장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새로운 청약 균등 배정방식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공모주들이 나오면서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 쏠림이 강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초 이후 공모주 펀드로 926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 한 달 동안 780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공모주로 자금이 쏠리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최근 횡보 장세를 이어가면서 이달 들어 투자자예탁금은 3조3000억원이나 급감했고, 코스피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지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뭉칫돈이 이탈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4~5일 기관 수요예측을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다수의 대형 우량 종목이 대기하고 있어 공모금액이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공모주 펀드로는 공모주 청약 제도 변경으로 공모주에 직접 투자할 경우 균등배정을 선택해 청약하거나 추가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공모주 펀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