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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사퇴냐 잔류냐 갈림길…납작 엎드린 박범계


입력 2021.02.19 00:00 수정 2021.02.19 05:2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신현수, 이틀 간 휴가내고 숙고의 시간

여권은 전전긍긍 '자중지란 속 퇴진은 최악'

박범계 "함께 文 보좌하자"…비공식 사과도

내주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최대 갈림길

박법계 법무부 장관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의 표명으로 정국의 중심에 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이틀간 휴가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거듭된 만류에도 사의를 거둬들이진 않았다. 여권에서는 위기 속 구원투수로 낙점된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불과 두 달여 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최악의 상황만은 일단 피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신 수석이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월요일(22일)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충분히 숙고하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신 수석의 자존심을 세워주며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인사와 관련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신 수석이 양해를 해줬으면 한다는 뉘앙스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김종민 최고위원은 "추미애 전 장관을 추궁하는 듯한 인사가 이뤄졌다면 지난 1년간 법무부 행정을 부정하는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확 바뀌기 어려운 상황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나 (신현수) 민정수석이 인사를 맡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신 수석을 패싱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납작 엎드렸다. 이날 국회에서 법무부로 돌아가는 길에 취재진과 만난 박 장관은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신 수석과 이미 여러 차례 만났고 얼마든지 따로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박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공식적으로 신 수석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내주 단행될 검사 중간 간부 인사가 신 수석 거취의 최대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인사위원회가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열릴 예정이며, 위원회에서 원칙과 범위가 정해지면 이를 토대로 후속 인사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민정수석 사이 협의와 조율이 이뤄진다.


표면적으로 위로하고 달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친문 강경파의 위세가 여전해 신 수석이 사의를 거둬들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여권 결집이 필요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민주당 강경파의 '검찰개혁' 노선에 제동을 걸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검찰개혁 TF가 6월까지 처리를 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해 신 수석이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적극적인 만류는 돌아올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 주는 취지가 있지만, 끝내 떠난다고 했을 때 '우리는 할 만큼 했다'는 명분으로도 삼을 수 있다"고 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약속한 바를 깬 이상 더 근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달랬을지 모르지만, 민정수석 임명장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배신의 진면목을 보여준 이상 기다리는 것은 또 한 번의 핫바지 인증이지 않을까 싶다"고 적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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