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민심 청취…대선 후보 시절 이후 4년 만
문어·김·농어 등 구입…청와대 구내식당에 전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온누리상품권으로 굴, 매생이, 젖갈, 냉동꽃게 등 수산물을 구입했다.
문 대통령의 소래포구 방문은 2017년 3월 이후 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형 화재로 소실된 소래포구를 찾아 빠른 복구를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화재 이후 3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현대화사업을 거쳐 재개장한 소래포구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끌고, 김 여사는 에코백을 들고 총 9곳의 점포를 돌아봤다. 문 대통령은 "그때는 거의 좌판식이었는데, 이렇게 현대식 건물로 새롭게 개장하게 되니까 참 축하드리고 기쁘다"며 "이제 새로 출발했으니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 상인은 문 대통령의 "장사가 잘 되느냐"는 질문에 "요새는 좀 어렵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여사는 소래포구에서 문어(5만원), 굴과 매생이(9만원), 김(2만원), 농어와 강도다리 등 생선(9만원), 냉동꽃게(9만원), 피조개(3만원) 등 대량 구입했다. 김 여사가 이 과정에서 "오늘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산 거 아닌가"라며 머쓱하게 웃자, 문 대통령은 "(김 여사가) 완전히 구매 본능이 있다"고 웃기도 했다.
김 여사는 관저에서 사용하던 용기를 직접 가지고 와 구입한 수산물을 가져갔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감축 캠페인인 '용기 내 캠페인'에 동참하는 취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여사는 "요새 젊은 연예인 친구들이 '용기내' 플라스틱, 해양오염이 심해서 우리들이 솔선수범하는데 정말로 착하게 연예인들이 하는 것을 보고 제가 감명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장을 보는 도중 소래포구를 오이도로 잘못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한 상인에게 "재개장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코로나 좀 진정되고 그러면 서울시민들이 좋아하니까 관광지로도 많이 올 것"이라고 위로했고, 이 상인은 "불났을 때 좀 도와주셔야지.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4년 동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 여사는 "오늘 대통령이 (여기에) 온 것도 구정 대목에 장사는 안 되고 오이도는 개장했는데 마음이 아파서 일부러 왔다"고 했다. 이에 상인이 "오이도가 아니고 소래포구다. 오이도라고 그러면 저 오이도를 선전해 주는 것이다. 여기는 소래포구다"라고 정정하자, 김 여사는 "제가 오이도역으로 맨날 와서요"라고 웃었다.
문 대통령 부부가 구입한 수산물은 설 명절기간 근무 중인 직원들을 위해 청와대 구내식당에 전달됐다. 또한 젓갈 100여 세트는 13년 째 아름다운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만석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명절 선물로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