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전 尹 탄핵심판 선고 가능성 농후
이재명 선거법 위반 2심 선고 이후이기도
"'코트테일 효과' 작동 선거 될 것" 전망
4·2 재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단순히 공백을 메우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묻혀 지금까지는 비교적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선거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 직후이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일 것으로 보여 향후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전초전' 성격으로 해석된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재보선이 열리는 지역은 모두 23곳이다. 기초단체장 5곳을 포함해 광역의원 8곳, 기초의원 9곳, 교육감 1곳 등이다. 후보자는 23개 선거구에서 총 67명이 등록했다.
기초단체장 선거구는 △서울 구로구청장 △충남 아산시장 △전남 담양군수 △경북 김천시장 △경남 거제시장 등 5곳이며, 광역의원은 △대구 달서 △인천 강화 △대전 유성 △경기 성남분당 △경기 군포 △충남 당진 △경북 성주 △경남 창원마산회원 등 8곳이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서울 중랑 △서울 마포 △서울 동작 △인천 강화 △전남 광양 △전남 담양 △전남 고흥 △경북 고령 △경북 양산 등 9곳이다. 교육감 선거는 부산 1곳에서만 치러진다.
이 중 아산시장 선거는 전국단위 선거 때마다 '민심 풍향계' 역할을 한 충청권에서 치러져 주목할 만하다. 실제 아산시장은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 어느 한 곳의 전유물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번갈아가며 당선이 됐다.
1995년 지방선거부터 자유민주연합(자민련) 후보가 2회 연속 당선된 이후 한나라당 후보도 마찬가지로 2회 연속 아산시장 자리를 지켰다. 이후 2010년 민주당 후보가 아산시장 자리를 탈환한 이후 2018년 지방선거까지 민주당계 정당이 해당 자리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 선거인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재보선에선 아산시장 자리를 두고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와 오세현 민주당 후보 등이 경쟁한다. 국민의힘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전만권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면서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해당 선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민주당도 오세현 후보의 최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참석하며 힘을 실었다.
부산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부산교육감 선거는 부산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관여하지는 않지만, 부산 유권자가 최근 다수 선거에서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인 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진영 결집 현상이 과열될 수 있어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오는 21일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주를 넘겨 28일에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 대표 2심 선고일은 오는 26일이다.
재보선 사전투표는 28~29일 양일간 실시된다. 사전투표가 이 대표 2심 선고일 이틀 뒤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직후가 되거나, 심지어 탄핵심판 선고와 맞물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할 수 있는 재보선이지만, 탄핵 정국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인만큼 공백을 메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부터는 전폭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조기 대선이 확정된 경우 재보선이 진행되면 상위 선거에 나선 후보의 당락에 따라 하위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당락이 결정되는 현상, 이른바 '코트테일 효과'가 작동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재보선에서 민심이 전부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인용 이후에 국민의힘이 얼마나 빨리 태세 전환을 하는지, 또는 중도로 확장할 수 있는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