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화학 한 달 새 82%, 32%씩 급등…그룹 시가총액 7조원 돌파 눈앞
스판덱스, 탄소섬유 호조 지속 전망 등장…"실적, 주가 동반 상승 가능성 높아"
효성그룹주가 자회사의 성장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가가 뛰어 오르자 그룹 시가총액도 11개월 만에 3배가량 날아오르면서 7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에도 스판덱스 호조를 중심으로 효성 계열사의 실적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효성은 전 거래일 대비 600원(0.76%) 상승한 7만9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효성티앤씨는 전장보다 2만7000원(6.94%) 오른 41만6000원에, 효성화학은 5000원(2.80%) 뛴 18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효성첨단소재도 하루 만에 5000원(1.81%) 상승한 28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효성그룹주는 최근 들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19만1000원 수준이던 효성티앤씨의 주가는 지난 달 4일 21만3000원으로 11.5% 상승했다. 이후 한 달 만에 82.6% 폭등해 38만9000원까지 상단을 높였다. 효성화학 주가도 지난해 12월 1일 13만5000원에서 지난 달 4일 15만9500원으로 18.1% 오른 뒤, 이번 달 1일 31.2% 추가 상승해 17만8500원까지 상승했다. 이외에 효성첨단소재(82.7%), 효성중공업(11.9%) 등도 한 달 간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 달 동안 효성그룹주가의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끈 것은 업황호조로 인한 실적 개선세다. 특히 한 달 간 80%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효성티앤씨의 경우에는 주력제품인 '스판덱스'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스판덱스는 홈웨어, 레깅스, 마스크 등에 들어가는 소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에 지난해 4분기 효성티앤씨는 전년 동기 대비 55.6% 늘어난 13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스판덱스 부문에서 거둔 영업익은 124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역시나 한 달 새 80% 넘게 오른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의 호조를 상승 동력으로 활용했다. 탄소섬유는 유기섬유를 비활성 기체 속에서 가열, 탄화해 만든 섬유로 수소경제 분야 전반에 걸쳐 활용된다. 특히 수소·전기차에도 탄소섬유가 활용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간 2만4000톤에 달하는 탄소섬유 생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부문의 호황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97.3% 급증한 367억원의 영업익을 시현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부정적인 환율 효과에도 불구하고 효성티앤씨는 올해 스판덱스 플랜트 가동률 개선과 가격 상승의 수혜로 실적과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탄소섬유 실적 성장세에 탄력을 받아 주가 상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들이 실적과 주가 부문에서 동반 성장하자 그룹 시가총액도 급등했다. 지난 1일 기준 효성그룹의 전체 시가총액은 6조7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19일 코로나19 폭락장 당시 2조2993억원까지 추락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약 11개월 만에 193.3%(4조4466억원) 급등했다. 티앤씨 시총이 1조6835억원으로 가장 컸고 효성(1조6709억원), 첨단소재(1조2365억원)가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서는 효성그룹주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이 진행 중인 데다, 스판덱스의 상승세로 인한 수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아울러 수소 인프라 구축과 재활용 섬유 사업 확대 등 친환경 사업과 관련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효성티앤씨의 목표주가를 80만원까지 상향했다. 현재 주가가 40만원선인 것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관측한 셈이다. 현재 7만원대에서 거래되는 중공업도 9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첨단소재(35만원), 화학(25만원) 등의 목표가도 줄줄이 상향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그룹은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영업이익을 거뒀다"며 "올해에도 지분법 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세는 물론이고 각 자회사들의 이익 증가로 인해 주가 방향이 지속해서 우상향하는 패턴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