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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MBC·웨이브 손 잡은 '러브씬넘버#'…트렌드 반영한 지상파의 콘텐츠 변주


입력 2021.02.01 12:45 수정 2021.02.01 22:5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김형민 PD "OTT 트렌드 맞춰가는 것도 지상파의 또 다른 역할"

"나이 설정 이유, 23세 혼란·29세 불안·35세 위기·42세 허무함 느끼는 시기"

MBC·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러브씬넘버#'가 OTT 시장의 확장과 트렌드에 발맞춰 탄생했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직접 선택하는 시청자의 성향과 짧은 포맷 선호, 그리고 수위 문제로 잘 다루지 않은 여성의 성(性) 문제를 지상파와 웨이브란 플랫폼 색깔에 맞춰 풀어냈다.


1일 오전 열린 '러브씬넘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는 김형민PD, 배우 김보라, 심은우, 류화영, 김영아가 참석했다. 박진희는 일정상 불참했다.


'러브씬넘버#'는 20대에서 40대까지 4명의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린 옴니버스형 드라마다. 다자간의 연애(폴리아모리), 결혼 전 우울증(메리지블루), 성공에 대한 결핍, 배우자의 배신 등 인생의 변곡점 앞에서 극적인 순간을 맞이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극사실적으로 그렸다.


김형민 PD는 "네 편의 이야기 장르가 모두 다르다. 23세 편은 로코, 29세 편은 가족 드라마, 35세 편은 치정, 42세 편은 서정 멜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보통 옴니버스는 각 편 마다 연출과 작가가 다른데 우리는 같은 작가, 같은 연출로 스스로 실험에 도전했다. 네 편을 어떻게 다르게 찍을까를 최대한 염두해 촬영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이어 "작품 속 주인공들이 대중적인 캐릭터가 아닌 문제가 많은 친구들이다. 기획할 때 '그런 우리라도 사랑받을 수 있지 않나'란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배우들이 보편적이지 않은 캐릭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 같이 고민해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보라는 23세 편에서 심리학과 대학생 두아 역을 맡았다. 두아는 세 명의 남자와 연애를 동시에 하는 인물이다. 김보라는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늘 똑같다. 그동안 해보지 않은 장르와 역할이라서 출연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폴리아모리) 소재라서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보라는 "두아는 가족에게 지속적인 애정을 받지 못한 인물이다. 그게 두아가 가진 불안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한 순간에 없어진 것을 경험한 후, 한 사람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믿고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난다"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두아가 세 명의 남자를 만나는 것이 관전포인트다. 들킨 후 변화하는 두아의 심리를 집중해봐달라"고 당부했다.


29세 편에서 메리지 블루로 내적갈등에 휩싸여 결혼식 당일 도망친 초등교사 하람 역의 심은우는 "대본과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실제 제 나이가 스물 아홉이었다. 스물 아홉 친구들이 하는 고민을 두루 경험해보고 싶어서 선택했다"며 "하람이 왜 일탈을 하게 됐는지, 이후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공을 위해 시작된 거짓 사랑이 오히려 진실된 사랑이 되었음을 느끼고 혼란을 겪는 35세 편의 류화영은 "반야란 캐릭터와 제가 교집합인 경우가 있었다. 서른이란 인생을 대본을 통해 예습해보고 싶었다. 해보니까 제가 아직 20대 후반이라 30대에 진입하며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부족했는데,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멋지게 표현됐다"고 전했다.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류화영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배우에게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너무 좋고 반가웠다"며 "연기를 해보니 3년 동안의 경험이 좋은 양분이 된 것 같다. 내 경험들이 연기로 묻어나오는 것을 느꼈다"고 오랜만에 연기한 소감을 말했다.


네 편에 모두 출연하는 전지성 작가 역의 김영아는 "보통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다음 편에 어떤 배우가 새롭게 등장할지 궁금해하지않나. 그런데 전지성은 네 편 모두 출연하는 것이 매력적"이라며 "제 등장 자체가 매회 관전 포인트다. 매번 나타나 주인공을 흔들어놓는다"고 자신의 역할을 예고했다.


'러브씬넘버#'는 MBC를 통해 23세 편과 42편이 방송되고 웨이브에서만 모든 편을 시청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형민 PD는 "요즘 세대들은 넷플릭스의 150편짜리 영화는 부담스러워서 선택을 못하고 유튜브로 가서 10분 짜리 15개를 본다. 여기에서 시청자들이 선택해서 보는 성향과 짦은 포맷을 선호한다는 걸 알았다. 그에 맞게 기획했다. 만약 김보라의 팬이면 김보라 편 1~2부만 봐도 된다. 이런 개방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 시청자는 폭력이나 범죄에는 관대한데 성적인 부분은 아직 경직돼 있다. 여성에게 있어서 성적인 고민은 인생을 좌지우지 할만큼 큰 고민이면서 평범한 고민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걸 말하고 있지 않다. 이걸 사실적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했고 수위가 높아 웨이브와 MBC 버전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이제 OTT만 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저도 이 작품을 처음부터 OTT 공개를 염두하고 만들었다. 만약에 지상파에서만 나갔다면 옴니버스로 기획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에서 이미 수위 높은 옴니버스들이 많이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왜 그런 수위의 작품이 없을지 고민해봤다. 이제는 OTT가 방송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OTT 트렌드에 맞춰가는 것이 지상파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러브씬넘버#'는 1일 웨이브를 통해 전편 공개되며, 이 중 김보라가 출연한 23세 편과 박진희가 출연한 42세 편은 MBC를 통해서 1일과 8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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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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