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선으로 떠나는 군인의 심정" 소감 밝혀
'입당 신경전' 종지부…단일화 정국 '새 국면'
"3월에 협상하면 단일화 안될 수도" 압박 강화
상향등 번쩍여도 김종인 핸들 꺾을 가능성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입당'을 둘러싼 신경전이 종지부를 찍으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정국은 본격 '치킨게임'으로 흐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안철수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직접 서류를 제출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쟁자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은 각각 지난 20일과 21일에 일찌감치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바 있는데, 안 대표도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전선으로 떠나는 군인의 심정으로 집을 나섰다"며 "반드시 선거에서 승리해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출사표"라고 밝혔다.
이로써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주제로 했던 '야권 후보 단일화' 극(劇)의 초장(初章)이 막을 내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6일 한 차례 만나기까지 하며 여러 제안과 역(逆)제안들을 던졌지만, 본질은 "입당하라"와 "못한다"였다. 이날 안 대표가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입당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레 흐름은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선출될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인 안철수 대표 사이의 단일화로 넘어가고 있다. 안 대표도 '1대1 단일화 협상'을 둘러싼 지리한 신경전을 염두에 둔 듯, 본격적으로 '치킨게임'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동안 김종인 위원장의 "단일화가 안될 수 있다" "단일화에도 누군가가 불복하고 출마하면 그게 3자 구도가 되는 것" 등의 언급에 "3자 구도는 야권 지지자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고만 할 뿐 직접적 언급은 자제했던 안 대표가 전날부터는 본인 스스로도 야권 후보 단일화의 결렬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1대1 단일화는 성사 확률이 낮다"며 "3월부터 협상을 하면 시간 부족으로 자칫 단일화가 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SBS 8 뉴스에 출연해서도 "3월초에 협상을 시작하면 합의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주의를 환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압박해 단일화 실무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단일화 실무협상이 조기 가동되면 안철수 대표에게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며 △협상력 제고 △국민의힘 내부 경선을 '예선 리그'로 묶어둘 수 있는 점 등을 꼽았다.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이 치고받을수록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두 사람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고, 안 대표 쪽에 와있던 국민의힘 지지층도 서서히 '친정'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그에 앞서 실무협상 테이블이 차려져야 상대적으로 높은 현재 지지율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진행 중인 와중에 다른 한켠에서 거기서 선출될 후보와 안철수 대표 사이의 '단일화 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 자연스레 내부 경선은 '예선 리그'로 격하된다. 시민과 여론의 관심이 내부 경선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분산시킬 수 있다.
다만 안철수 대표와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이 안 대표의 상향등에 핸들을 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 당 경선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실무협상으로 시선을 끌어오겠다는 의도를 모를 수가 있겠느냐"며 "당장이라도 실무선에서의 협상을 시작하자는 안 대표의 제안에 김 위원장이 원하는 답을 줄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