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메아리 없는 북한 바라기 도 넘어"
국민의당 "또다른 해 될 것이라는 말 두렵다"
김기현 "'마이웨이' 바꿀 생각 없는 독선·아집"
원희룡 "'잘된건 내덕, 안된건 남탓' 안쓰럽다"
국민의힘·국민의당과 야권 주요 정치인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5년차 신년사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지난 4년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 문 대통령이 오늘 말한 비전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거론한 성과는 어느 하나 우리 기업이, 국민이 묵묵히 희생하며 해내지 않은 것이 없는 온전한 국민의 성과"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동안 문재인정부는 전체 국민이 아닌 지지층만 바라보며 국정운영을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오늘 이후로 진정한 포용의 정신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꼬집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36번이나 언급했고, 북한은 남북관계가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며 비핵화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없다"며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해 남북이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메아리 없는 독백"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핵무기를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발표는 아예 기억에서 삭제한 듯 사탕 발린 발언들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하니 통탄스럽다"며 "이 정권의 북한 바라기는 도를 넘었고 우리 국민의 안위는 돌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는 기교가 넘치고 현란하나 전혀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 일색"이라며 "부동산 경제 폭망 실정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이 세계 경제 침체에 우리도 하는 수 없었다는 투의 자기위로만 묻어났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간 대통령이 지킨 약속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이루겠다'는 것뿐이었는데 올해는 그동안과 분명히 또다른 해가 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이 두렵다"며 "국민들은 지난해보다는 덜 고단한 날들이 이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체념의 심정을 내비쳤다.
야당의 공식 논평 외에 야권의 주요 인사들도 한목소리로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4선 중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혹시나' 했던 문 대통령의 신년사는 '역시나'였다"며 "홍보용 코멘트를 짜깁기해 지지층만 겨냥한 '그들만의 말잔치'에 불과했다"고 평가절하했다.
김기현 의원은 "임기 중 사실상 마지막 신년사인데도 '국민통합' 메시지는 온데간데 없고, 실패한 '마이웨이'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음을 선언한 독선과 아집"이라며 "집권 마지막해인 5년차를 맞아 이제는 성과를 보여야할 때인데도 계속 뜬구름 같은 희망 내지르기만 했다"고 규탄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국정전환의 결단은 없고 책임회피와 자화자찬에 실망했다"며 "잘되는 것은 내덕, 잘되지 않는 것은 남탓 하는 '내덕남탓' 대통령을 보기가 안쓰럽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국민을 위한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마지막 5년차에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국민께 진솔히 사과해야 마땅했다"며 "남탓이 아니라 자기책임을 이야기하고, 그동안 잘못한 정책을 이제라도 바로잡고 민생을 살리는데 대통령의 결단과 권한을 다 쓰겠다고 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회복·포용·도약을 강조했지만, 그게 자화자찬과 미사여구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 검찰개혁을 형해화시키고, 이견을 이적으로 규정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태를 사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곧 청와대 신년기자회견이 진행된다고 하니 참으로 오랜만에 질문에 답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되나 보다"며 "그 자리에서는 오늘 나오지 않은 진정한 반성과 성찰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