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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원 시장 잡아라" 카드업계, 지역화폐 유치경쟁 치열


입력 2020.12.21 06:00 수정 2020.12.18 18:25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카드사, '지역화폐 규모' 확대 기대감에 앞다퉈 결제제휴카드 출시

고객·상인은 편의성 제고…카드사는 관내 안정적 지위 구축 '효과'

왼쪽부터 부산 동백전, 제주 탐나는전 체크카드. ⓒ데일리안

카드사들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와의 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 지역화폐 규모가 15조원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용카드 출시를 통해 지역 내 결제시장 주도권을 이어나가겠다는 취지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제주지역화폐 ‘탐나는전’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KB국민 탐나는전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호환성이다. 모바일 앱으로 충전해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지역화폐가 우선 결제되고, 결제금액이 부족하거나 지역화폐 가맹점이 아니라면 체크카드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또 지역화폐 충전에 따른 지자체 차원의 적립 혜택과 체크카드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다.


그런가하면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지역화폐 ‘동백전’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동백전 체크카드’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이 카드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현재까지 발급좌수 60여만좌, 거래액만 1조원 이상으로 지역사회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하나카드는 부산 외에도 울산(울산페이), 세종(여민전), 익산(다이로움), 칠곡, 공주, 김포지역과도 제휴를 맺고 지역화폐 제휴카드를 취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성남시 등과 협약을 통해 ‘성남사랑 딥드림 체크카드’를 운영 중이고 롯데카드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소년 교통비를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BC카드는 농협(세종시, 익산) 등에 결제망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간접 진출에 나서고 있고 우리카드도 내년 1월까지 상주와 군위지역을 대상으로 지역화폐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카드사와 지역화폐는 서로 대척점에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았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지난 9월 불거졌던 ‘지역화폐 실효성’ 공방이다. 당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화폐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언급한 보고서가 발간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역화폐 확대로 타격을 입을 카드사와 유통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설전에 나서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지역화폐 사업 참여 자체로는 큰 수익이 되지는 않지만 카드 결제망 제공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 지원은 물론 해당 지역에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역화폐의 경우 여타 결제수단과 달리 해당지역의 독·과점적인 지위를 얻을 수 있을 수 있는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카드사들이 단순 결제사업을 넘어 다양한 방식의 결제를 한데 담아낸 간편결제 플랫폼 강화와 마이데이터로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협업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카드 결제의 편의성과 지자체와 카드사가 제공하는 캐시백 등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고객 유입에 따른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역화폐 발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전자지역화폐로의 전환도 확대되면서 급변하는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도 동참해 볼만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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