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LGU+, 자율주행주차 기술 내놓았는데…‘안전불감증’ 논란


입력 2020.12.17 13:15 수정 2020.12.17 13:2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주차 중 지정한 자리에 다른 차 끼어드는 시나리오 고려 안 해

전문가 “제조사 자체 기술 보유·스마트 주차장 존재…차별화 없어”

LG유플러스가 17일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사진은 자율주행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17일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한 가운데, 통제되지 않은 도로 환경에서 일반 차량과 사고 발생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LG유플러스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대책 없이 시연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내년 1월에는 일반 시민 대상 시연도 계획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와 함께 온라인 ‘5G 기반 자율주차 기술 간담회’를 열고 실제 주차 모습을 공개 시연했다.


5G 자율주차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레파킹(대리주차)’ 개념이다. 탑승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근 주차장을 검색해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터치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이동해 주차하는 방식이다.


시연은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진행됐다. 따라서 LG유플러스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차량이 시연 도중 탑승자가 지정한 주차 공간에 끼어들 우려가 있었다.


LG유플러스가 17일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사진은 앱으로 주차장 빈 자리를 선택하는 모습.ⓒLG유플러스

그런데도 해당 시스템에는 실시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 정보를 읽어내고 대비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신 지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잘못되는 건데, 현재 대비책이 없다”며 “(다른 차량이) 중간에 들어오면 실시간 정보를 얻어야 하는데, 그런 케이스는 이번 시연에서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상용화 단계가 아닌 단순 시연으로, 다른 차량이 진입하는 시나리오는 아직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제든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기술적 대비도 없이 시연을 진행했다는 것은 사고 위험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제되지 않은 일반 차량이 진입하는 과정에서 자율주행차가 끼어들면 차량 간 접촉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현재 법적으로 자율주행차 내에는 반드시 운전자가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인명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유플러스가 17일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사진은 자율주행차량이 주차되고 있는 모습.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있다. LG유플러스 유튜브 캡처

실제 현 시점에서 양산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들은 기술적으로 차량이 조향과 가감속을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도 돌발 상황이나 법체계 미비 등의 문제로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고 운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핸들에서 일정 시간 손을 떼면 경고하는 시스템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날 시연에서 운전자는 주차 과정 내내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돌발상황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선우명호 교수는 “LG유플러스 클라우드 서버 관제 플랫폼에서 주차 정보를 받는데, 모든 차량이 다 같이 해당 플랫폼에 연결돼 있으면, 지정한 공간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을 것”이라며 “일반 차량이 먼저 들어가면 (자율주행 차량은) 당연히 못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자율주행차의 특성상 앞에 라이다나 레이더가 감지해서 큰 추돌사고까지는 막을 수 있겠지만, 충분히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고 기본적으로 사고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차량 제조사들은 자율주차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고, 스마트 주차장은 이미 많이 있다”며 “LG유플러스는 통신으로 주차장의 빈 곳을 파악해 전송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일반 차량에 대한 실시간 관제 시나리오조차 적용하지 않은 것이면 사실상 차별화된 신규 기술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은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