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김해영 '양김' 경선 예상했지만 흥행 빨간불
"부산 민심, 비판적인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안 좋다"
박원순 공소권없음 종결됐지만 오거돈 또 구속영장
검찰개혁 당력 집중해온 민주당, 뒤늦게 박차 가할까
더불어민주당이 당헌까지 개정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확정 지었지만, 정작 선거에 출마할 후보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조건부 출마 의사를 드러내 여권에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야권에서는 '너도 나도' 출마 선언을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아직까지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인사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민주당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양김' 경선이 예상됐으나, 다소 김빠진 상황이 됐다.
당 안팎에서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지만 광역단체장 후보로는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김영춘 사무총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본선행이 유력하다고 여겨졌던 김영춘 사무총장마저 선거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출마를 거듭 고심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여당에 대한 부산 민심에 대해 "비판적인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안 좋다",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은 선거 전망 자체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많이 말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4~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26.6%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4.0%를 나타냈다.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7.4%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김 사무총장은 여권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이 없다는 사회자의 말에 "그럴 수밖에 없다"면서 "오거돈 전 시장의 사고 때문에 생긴 일이고,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은) 3명밖에 당선이 안 됐는데, 그 3명의 당선자 중에서 출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는 그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반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혐의는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전날(16일)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해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성추행 사건의 화살이 오 전 시장에게 쏠릴 가능성도 있다.
김 사무총장은 유일한 필승카드가 '가덕도신공항'이라고 보고 민주당에 역제안을 했다. 그는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2월 처리 약속을 확실히 해주면 당락 가능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출마하겠다"며 "그러나 약속이 잘 안 된다면 출마를 안 할 생각도 있다"고 말해 조건부 출마를 시사했다.
민주당에게 PK(부산·경남)는 20년 집권론의 전략적 교두보라는 의미가 있다. 내후년 대선을 위해서라도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개혁에 당력을 집중해 선거 준비가 늦어진 민주당은 이날 재보궐선거기획단 전체회의를 열고 경선룰을 확정하는 등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선거기획단 관계자는 "경선 시점은 내년 설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의 제안에 대해서는 "오늘 회의에서 논의될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