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두 전직 대통령 사법처리 관해 사과
정권 넘어가 국정파탄·국민고통 초래도 포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어(囹圄)의 몸이 됐는데도 보수정당의 혁신 노력이 미진해 정권을 내주고 그 결과 국정 파탄이 일어나 국민들에게 고통이 초래된 점을 사과한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간 논의됐던, 보수정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이 사법처리된 것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하는 것이다.
본래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4주년인 지난 9일 대국민사과를 할 계획이었지만, 원내 상황이 격화되면서 시점을 조율하다가 사과문 초안의 내용이 점차 알려지자 더 늦기 전인 이날 결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는 '넘어야할 숙제'로 여겨져 왔다. 탄핵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올해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를 3연패한 국민의힘으로서는 이전과는 다른 정당이 됐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도 대국민사과를 둘러싼 당내 논쟁이 벌어지자 "혁신한다고 했지만 바뀐 것을 보여드린 것이 없지 않느냐"며 "이 정도 사과도 못한다면 비대위원장을 더 이상 맡을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이날 대국민사과에는 당초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관한 내용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정권이 현 집권 세력에게 넘어가고 문재인정권의 국정운영 파탄에 따른 국민의 고통을 초래한 점에 대한 사과도 함께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국민사과가 결행되면 김종인 위원장은 본격적으로 당을 '재보선 체제'로 정비하는데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석권을 위한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