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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화웨이, 테크 서밋서 ‘기술 개방·협력’ 중요성 강조


입력 2020.12.14 09:27 수정 2020.12.14 09:30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짐 로저스 “기술 분야 보호무역주의 지양해야 성장”

화웨이 “정치·기술 분리되고 공정성·개방성 유지돼야”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사장.ⓒ화웨이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궁지에 몰린 화웨이가 지난 11일 온라인으로 올해 두 번째 ‘트러스트 인 테크 서밋 2020’을 개최하고 국가 간 적극적인 기술 개방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최종 판단을 내렸다. 이러한 가운데 화웨이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국가 간 기술 경쟁과 대체보다는 협력과 상호보완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화웨이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사장, 짐 로저스 국제 투자자, 스테파니 린치 하비브 GSMA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올해 전 세계로 번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 복지와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핵심 디지털 인프라인 ICT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개방적인 협업 체계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폴 스칼런 화웨이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를 ‘스푸트니크’에 비유했다. 그는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인류가 우주탐사 시대로 진입한 것처럼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이 진화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 업계가 5G를 빠르게 도입하면서, 주파수 할인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었다”며 “지난 10년간 그런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사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혁신 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왔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컨베이어 벨트 생산 방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은 공장이 어려움을 겪었다.


마찬가지로 올해 고립과 민족주의에 기인한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초국가적 협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기술 측면에서도 폐쇄적이고 탈동조화되는 국가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기술이나 경제에 대한 일방적인 접근은 위험하다”며 “외교정책은 개방을 추구해야 하고, 특히 기술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지양해야 하며,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환경에 해가 되어 왔음은 역사가 말해준다”고 조언했다.


진 케유 런던정경대 교수도 “오늘날은 경쟁과 대체보다는 협력과 상호보완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언급했다.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 비즈니스그룹 사장은 “모든 사람들이 기술이 가져다 주는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개방적이고 신뢰 받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할 때 정치와 기술은 분리돼야 하며, 기술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공정성과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산업 협력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새로운 기술이 빠른 속도로 사회적·사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고립된 접근법을 채택한다면 그 피해는 기업 한 곳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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