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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빈수레가 요란한' 예능·드라마의 자화자찬+낚시성 홍보


입력 2020.12.09 09:29 수정 2020.12.09 09: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예능·드라마 낚시성 홍보

이슈몰이 불꺼지자 관심 하락

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 더 떠들어 댐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말한다. 수레가 비어있을 수록 심하게 덜컹거리는 것처럼 최근 방송가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제작발표회, 인터뷰, 예고영상, 보도자료 등 각 창구를 통해 시선끌기에 성공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아쉬운 결과만 남아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6일 종영한 tvN '바닷길 선발대'는 김남길, 박성웅, 고아성, 고규필 등 고정 예능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을 내세워 시작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서해에서 동해까지 배를 타고 우리나라 바닷길을 일주하며 숨은 섬들을 여행하며 실제로도 친분이 깊은 김남길, 박성웅, 고아성, 고규필의 케미스트리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은 기대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바닷길 선발대'가 보여주는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김남길, 고규필의 고군분투와 케미스트리 외에는 웃음요소가 빈약했다. 1.1%로 출항했던 '바닷길 선발대'는 마지막 방송에서 0.8%(닐슨코리아)로 여정을 멈췄다.


현재 방송 중인 MBN '미쓰백'도 용두사미의 대표적 예능이다. 걸그룹 멤버들의 부활을 돕는다는 취지로 기획됐지만 정작 스텔라 가영의 강제 노출 고백 폭로를 방송 전부터 전면에 내세웠다. 예고편에서 가영은 스텔라가 섹시한 걸그룹으로 사랑 받자 점점 수위가 높아져가는 콘셉트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본 방송에서는 뮤직비디오 촬영 당일 갑자기 바뀐 파격적인 의상을 강제로 이었다고 밝혔다.


당연히 가영의 폭로성 고백은 화제가 됐고 첫 방송에서 정산 문제까지 거론하며 이슈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가영이 언급한 소속사 대표는 가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쓰백'이 앞으로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는 내용이 이어진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인지 '미쓰백' 1회 예고편에서 가영의 성인방송을 언급은 2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화제거리가 사라지니 시청률은 첫 방송에서 기록한 1.3%가 최고시청률이 됐다. 현재 '미쓰백'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인 경연이 한창이지만, 특색을 잃고 시청률이 0.7%까지 떨어지는 등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채널A '개뼈다귀'도 김구라, 박명수, 지상렬을 내세워 이혼, 가족, 소개팅으로 연결시켜 화제성을 만들지만, 시청률까지는 연결짓지 못하고 있다. '개뼈다귀'는 첫 방송 보도자료를 통해 박명수가 마가스님을 찾아가 가장의 고충을 토로하며 수면제를 먹고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후 박명수 수면제 복용 사실에 눈길이 쏠렸고 박명수 관계자는 진짜 잠이 오지 않을 때 스케줄을 위해 복용한다고 부가적인 설명을 내놔야 했다. 함께 출연하는 김구라는 여자친구, 아들 MC 그리(김동현)와의 관계, 이혼 등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를 공개하고, 제작진도 적극 활용해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청률이 1%대에 머물며 뜨거운 반응을 얻진 못하고 있다.


예능 뿐만 아니다. tvN '구미호뎐' 역시 구미호가 남자란 설정과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사랑 이야기로 판타지 로맨스를 예고했지만,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종영했다. 로맨스, 판타지, 스릴러 등을 오가는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하고, 남녀 주인공이 쌓아온 서사가 모든 시청자를 공감시키기에는 역부족했다는 평이다.


'스타트업'도 박혜련 작가와 청춘스타 배수지, 남주혁을 내세우며 시작은 화려했지만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붕괴와 과도한 PPL로 인한 몰입력 저하, 무엇보다 시청자를 납득시키지 못한 로맨스로 '그저 그런 청춘드라마'로 퇴장했다.


JTBC '사생활'의 경우는 더 혹평을 받았다. 서현과 고경표의 만남, 사기꾼들이 대기업과 사기대결을 펼친다는 흥미로운 케이퍼 장르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했다. 예고편도 훌륭했다. 서현의 연기변신과 고경표와의 케미스트리, 출산 후 첫 복귀한 김효진의 팜므파탈까지 케이퍼 드라마로서 구색이 잘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사생활'은 지능형 범죄드라마가 아닌, 서현과 고경표의 멜로 비중이 커지며 표류했고, 반전을 위한 작위적인 설정 등으로 16회 중 방송 전 예고편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굴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프로그램의 구심점이 되는 내용이 아닌 이슈몰이에 급급한 곁가지 홍보, 과한 자화자찬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교훈만 다시 일깨워준 사례들로 남게 됐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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