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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웹 뮤지컬③] 양준모·알리 “참신한 시도, 시즌2 기대해도 되겠죠?”


입력 2020.12.05 00:24 수정 2020.12.04 17:2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김지원 EMK엔터 대표 "또 다른 웹 뮤지컬 2탄 기획 중"

"뮤지컬 드라마 '글리' 넘어서는 웹 뮤지컬 작품 될 것"

ⓒEMK엔터테인먼트

웹 뮤지컬 ‘킬러파티’는 처음 시도되는 장르이다 보니, 배우들과 제작진이 갖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새로운 장르의 첫 주자가 됐다는 기쁨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자가격리’라는 콘셉트를 적용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공간에서 촬영하고, 제작진은 그 영상을 편집해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내야 했다. 그럼에도 마치 한 공간에서 살을 맞대고 연습했을 때만큼 끈끈한 연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영상으로서도 충분히 ‘교류’가 가능하다는 걸 입증한 셈이었다.


자가격리 콘셉트의 흥미로운 이번 ‘킬러파티’의 제작 방식을 차용해, 기획자인 EMK엔터테인먼트 김지원 대표, 정관장 역의 양준모, 윤채아 역의 알리와 비대면으로 나눈 대화를 한 공간에서 나눈 대화로 재구성했다.


- 먼저 ‘킬러파티’에 참여한 소감을 간단하게 들어볼까요?


알리: 연기와 노래 모두 최고이신 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킬러파티’는 기획부터 정말 획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본이 후루룩 읽혀서 좋았어요. 그리고 제가 오로지 혼자서 캐릭터 분석을 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너무 신났고요, 특히 제이슨 하울랜드 작곡가 덕분에 퀄리티 높은 음악을 즐겁게 들으며 연기와 노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양준모: 저 역시 새로운 시도를 함께하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알리 씨가 말한 것처럼, 작업에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시도라는 점에서 부담감도 조금 있었지만, 많은 시청자분들이 좋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알리 씨 말처럼,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다 모였어요. 캐스팅 과정이 매우 궁금해집니다.


김 대표: 기본적으로 기획 단계에서 캐릭터와 어울리는 배우들을 설정해놨고, 그들에게 기획 의도를 전달했어요. 아무래도 각자의 공간, 즉 집에서 촬영할 수 있는 배우들이 필요한데 여러 조건들이 맞아야 하잖아요. 가족들의 서포트도 필요하고, 동네 주민들의 협조도 필요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기획 의도를 듣고 적극성을 보이고, 동의한 배우들을 뽑았어요. 그래서인지 배우들이 더 적극적으로 극에 참여해준 것 같아요.


- 참신하긴 했지만, 배우들 입장에서 상대역 없이 혼자 집에서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알리: 맞아요. 제가 작품 경험이 많지 않고,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게다가 제가 맡은 캐릭터가 ‘예전에는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끼가 없어 못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역할을 맡아서 너무나 신난 나머지 현실에서 조차 극본에 과몰입한 무대 디자이너’에요. 제가 과연 이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소화하고 있는 걸까 생각이 들었죠. 캐릭터 분석을 잘 하는 게 제일 관건이었어요. 연습 때 상대 역과는 함께 대사를 맞추면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그 사람의 호흡을 알게 돼서 더 자연스럽게 뉘앙스를 낼 수 있는데 이번에 그 부분은 배제되었죠. 저흰 ‘자가격리’ 뮤지컬이니까요. 하하.


양준모: 사실 전 콘셉트 자체가 흥미로웠어요. 상대방이 같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고 혼자 연기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이 웃겨서 현장 분위기도 저도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알리 배우도 고민은 했다지만 아마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을 거예요. 어려운 점은 크게 없었는데, 아무래도 카메라 앞에서 노래로 연기를 해야 해서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들 카메라 연기를 어찌나 잘 하시던지 대단하더군요(웃음).


김 대표: 진짜 신기한 건, 배우들이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너무 친해졌다는 거예요. 만난 거라면 온라인 상견례를 통해 비대면으로 만난 게 전부고, 단체 카톡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응원해주고, 서포트해주는 끈끈한 뭔가가 생겼어요. 다들 말은 안 해도 어려웠을 거예요. 연기할 때 상대가 없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와서 다행이에요.


- 알리 씨도, 조금도 부담을 가진 것 같지 않던데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에요.


알리: 최대한 상대방이 이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의 억양이나 제스처를 크게 표현해 보았어요. 세부적인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죠. 저는 디자이너다 보니 자기 꾸밈에 꼼꼼한 사람인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혼자 방 안에 있을 땐 앞머리 롤을 감고, 립스틱을 칠할 땐 과하게 거울을 본다거나 향수를 바르고 요가링을 다리에 끼고 있기도 하고요. 나중에는 형사 역할도 하고 싶어서 신순경(신영숙)이 쓴 모자랑 비슷한 모자도 구해와서 쓰고, 패셔니스트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 가죽 재킷도 챙겨 입고요. 초연작품에 참여해 제가 이렇게 생각하고 분석하며 디테일을 혼자 찾아간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어요. 그래서 전 아직도 윤채아가 되어가는 중 같아요. 하하.


ⓒEMK엔터테인먼트

- 배우들도 그렇지만 편집팀도 꽤나 고생을 했을 것 같아요.


김 대표: 맞아요. ‘토할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10일여간 배우들 촬영을 했는데, 그 동안 총 10시간도 못 잤을 거예요. 사실 이 작품이 첫 시도라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초저예산으로 준비했거든요.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대한의 것을 찍으려고 소품도 하나 하나 다 준비했고요. 그래도 배우들의 집에서 잡채도 해먹고, 전도 부쳐 먹고 그런 소소한 재미들이 있었어요.


알리: 정말 스태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사실 집에 아이가 있다 보니 수면시간을 지켜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거든요. 정말 타이트하게 촬영했어요. 여유가 있었더라면 모니터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시 찍고 채웠을 텐데 그게 좀 아쉬워요. 그래도 스태프 분들께서 제가 연기할 때 많이들 웃어 주시고, 공감해주시면서 함께 집중해 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덕분에 딱 시간 맞춰서 끝낼 수 있었죠.


- 답변하는 제작자나 배우들이나 매우 신난 게 느껴져요. 작품의 성격만큼이나, 배우들과 제작진도 매우 재미있고 신났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오네요.


양준모: 네, 저희 집에서는 특별한 분위기 메이커가 있었어요. 특별 출연한 강아지 ‘몽이’였죠. 연기를 너무 잘 하던데요? 하하. 우리 모두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궁금했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처음 내부 시사회를 통해 보면서 너무 재미있었고 유쾌했어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 하길 잘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어요.


알리: 전 지금까지 뮤지컬에서 ‘투란도트’의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인 투란도트 역, 고집도 세고 한 사람 밖에 모르는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같은 굉장히 무겁고 진지한 역할만 맡았었는데요. 이번 ‘킬러파티’의 윤채아 역을 통해 그 틀을 깨고 싶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연기하면서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었는데, 저도 모르게 나중엔 블루 스크린(크로마키 화면)에 쓰려고 종아리에 요가링 끼고 아이리쉬 음악에 맞춰 날뛰고 있었어요(웃음). 이 장면은 공식 SNS 계정에 공개된 메이킹 NG장면에서만 보실 수 있습니다. 저를 보호해 주시려는 연출님 의도신가 싶네요? 하하.


김 대표: 힘든 촬영에 지칠 만도 한데, 배우들이 진짜 즐기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게 느껴졌어요. 심지어 배우들이 점점 개그 욕심을 부리더라고요. 처음엔 점잖게 하다가 시사회 때 영상을 보고는 ‘덜 웃긴 것 같다’면서 아쉬워할 정도로요. 서로의 연기를 보고, ‘아니 저렇게까지 한다고? 나도 더 웃길 걸 그랬다’면서 개그에 묘한 경쟁심(?)까지 보이더라고요. 하하.


- 첫 시도부터 반응이 좋습니다. 다음 시즌도 기대해도 될까요?


알리: 혹시 모르죠. 저희 ‘킬러파티’ 시즌1에서는 서커스 단장의 부인 로제타 스톤을 맡았지만, 제가 시즌2는 또 다른 인물 역할을 맡아 과몰입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제발 시즌2 나와라! 하하. 사실 촬영하면서 제 에피소드 길이가 너무 길어져서 중간에 대사나 장면들이 삭제된 부분들이 있는데요, 따로 작업 중인 다른 버전의 ‘킬러파티’가 출시될 때 포함될 수 있다고 하니 저 윤채아가 로제타 스톤으로 푹 빠져든 모습을 살펴보실 수 있을 거예요.


김 대표: 일단 임원들 시사에서도 다들 재미있다고 해주시고, 일반 관객분들도 반응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IPTV나 OTT 플랫폼을 통해 조금 더 대중성을 타진해 보고, 그 다음에 시즌2를 만들지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킬러파티’ 시리즈 말고 또 다른 웹 뮤지컬 2탄을 기획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코로나 시대에 웹 뮤지컬이 갖는 의미를 말씀해주시겠어요?


양준모: 지금 같은 상황에 필요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킬러파티’의 첫 시작은 큰 의미가 있죠. 시청자분들이 만족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벌써 새로운 시도를 하는 많은 단체들도 있고요. 이런 콘텐츠 분야를 한국이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질적, 양적으로 준비를 잘 하고, 무대에 서는 배우들도 카메라 연기를 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알리: 너무 유명해서 아시는 분들도 많을 거 같은데, 해외에서 ‘글리’라는 유명한 뮤지컬 드라마가 있잖아요. 저는 여러분들이 저희 ‘킬러파티’를 많이 사랑을 해주신다면 ‘글리’를 뛰어넘는 웹 뮤지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대본과 음악이 정말 끝내주니까요. 온라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이런 웹 콘텐츠들을 관람을 할 수 있어요.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저희 웹 뮤지컬 ‘킬러파티’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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