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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웹 뮤지컬①] ‘킬러파티’, 코로나 시대 역이용한 색다른 시도


입력 2020.12.03 02:00 수정 2020.12.03 09:5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김지원 EMK엔터 대표 "새로운 시도, 오픈된 시선으로 봐줬으면"

웹 뮤지컬, 대중과 뮤지컬 장르 잇는 가교 역할 될까

ⓒEMK엔터테인먼트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의 모든 일상을 바꿔 놓으면서 공연계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대면 공연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공연계는 이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왔던 영상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았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가 공연계의 영상화를 앞당겼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겨났다.


서울시예술단의 창작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부터 뮤지컬 '광염소나타' '어쩌면 해피엔딩' ‘모차르트’ 등 다양한 작품이 유료 온라인 공연을 개최했고, 단순히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을 넘어서 온라인 팬미팅, 비대면 퇴근길 문화 등 이색 이벤트들도 속속 등장했다.


특히 지난 20일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웹 뮤지컬 ‘킬러파티’가 공개됐다. EMK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이 웹 뮤지컬은 ​웹(World Wide Web의 줄임말)과 뮤지컬의 합성어로, 문자 그대로 웹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뮤지컬을 말한다. 이름에 걸맞게 한 편당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 총 9개로 나뉘어져 공개됐다.


EMK엔터테인먼트 김지원 대표는 “(코로나19로) 국내는 물론 브로드웨이도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작곡가 제이슨 하울랜드와 지난 5월 셧다운된 브로드웨이의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우연치 않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좋은 배우들이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그런 배우들과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보자는 지극히 가벼운 의도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짠 아이디어가 형식도, 내용도 ‘가볍게’였다. 이미 국내외로 숏폼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입증이 됐다.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짧은 분량의 영상 콘텐츠는 접근성은 물론 빠른 확산력까지 보여준다. 그간 뮤지컬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가격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로 인식돼 왔다. 그런 면에서 웹 뮤지컬은 대중과 뮤지컬 장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EMK엔터테인먼트

아직까지 ‘킬러파티’는 기획단계에서 기대했던 수치까지의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분명 새로운 장르로 수요를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향후 IPTV, OTT 등 각종 플랫폼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대중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단은 시도에 의미를 뒀다.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반응을 보고자 했다. 다행히 미국에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웹 뮤지컬을 본 분들의 평이 대체적으로 좋았다. 이런 반응을 보고 웹 뮤지컬을 계속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킬러파티’에는 뮤지컬 배우 양준모, 신영숙, 알리, 김종구, 리사, 함연지, 에녹, 김소향, 조형균, 배두훈이 출연했다. 각자의 공간에서 10일가량의 촬영을 통해 만들어진 영상을 가지고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편집을 진행했고, 사전 준비와 음악 녹음까지 총 3개월여의 시간을 들였다. 실험적 시도였기 때문에 창작진은 노개런티로 출연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제작비를 최소화했다. 또 소품도 손수 준비했고, 최소한의 인원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웹 뮤지컬을 만들게 된 것과 관련해 “변형된 공연시장이 코로나가 없어지면 원래대로 복귀가 되면 좋겠지만, 그건 희망사항이다. 이렇게 큰일을 겪고 나면, 시장 전체가 살짝은 변화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공연이 영상화, 유료화될 순 없지만 변화된 사회 환경에 맞춘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웹 뮤지컬을 선보이고 이 콘텐츠를 발전시켜서 오프라인 공연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공연이 영상화되는 것처럼, 영상이 공연화되는 거죠. 물론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알지만 오픈된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EMK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킬러파티’에 대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현재 또 다른 콘셉트의 웹 뮤지컬을 기획하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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