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10주기 맞아 文정권 대북 정책 강력 비판
"북한 통지문 한 장에 감읍, 우리 국민에 월북 프레임
정상적인 국가가 취할 자세인가…민주주의 근간 없애
공수처법 개정, 민주정치 파괴 결정판…야권 힘 합쳐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를 맞아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북한에는 호구 취급을 당하면서 안방에선 호랑이 행세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년 전 오늘 북한은 평화로운 대한민국 섬마을 연평도에 170여 발의 포탄을 퍼부었고 이 공격으로 해병대원 두 명과 무고한 민간인 두 명 등 우리 국민 네 명이 목숨을 잃고 2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북한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규탄하며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도 끝까지 대응 포격을 멈추지 않았던 장병들의 용기와 희생을 되새기며,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 대표는 "연평도 포격은 무고한 민간인에게 가해진 잔인무도한 공격이었지만 그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걸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연평도 포격 도발로부터 10년이 지난 2020년 9월 22일, 서해에서 우리 국민이 총살되고 불태워졌다"고 해양수산부 소속 우리 국민이 북한에 총격에 사살 당한 사태를 돌아봤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사과하는 듯 하던 북한은 이 정권 사람들이 전화통지문 한 장에 감읍하고, 참혹한 죽임을 당한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며 자신들 눈치를 보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제는 뻔뻔하게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우기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인 국가가 취할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북한을 비롯한 외부 누구라도 우리의 영토를 침범하면 단호히 격퇴해야 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쳤다면 끝까지 쫓아가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나라다운 나라의 모습"이라며 "이 점을 문재인 정부에 엄중하게 경고하고 주지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치 상황을 거론하며 안 대표는 "연평도 포격 도발이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계획된 공격이라면, 최근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과 정치행태는 헌법기관과 야당을 동시에 겨냥한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이라며 "북한에는 호구 취급 당하면서 안방에선 호랑이 행세를 하고 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협치와 국회의 전통을 완전히 뒤집고 자격 없는 법무장관들을 시켜 검찰 독립성을 훼손하고 법치주의를 살처분(殺處分)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자신들 주도로 만든 법을 개악하고 자신들이 임명한 공직자들을 탄압하는 짓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장기 집권전략으로 야당은 말살의 대상이 됐고, 의회는 죽어야 하는 존재가 됐다. 정책은 제멋대로 뒤집고, 법 개정은 내 맘대로 하는 무도한 정치가 시작된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 민주적 절차나 규범들은 차례로 파괴되고 있고, 민주주의 근간들을 하나하나 없애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대의석을 활용해 공수처법 단독 개정에 나선 민주당을 향해 안 대표는 "여당의 공수처법 개악 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보궐선거 무공천 당헌 뒤집기에 이은 자기부정과 민주정치 파괴의 결정판으로, 사기꾼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칼만 안 들었지 거짓과 위선, 민주적 절차의 파괴로 가득찬 문재인 정권은 한 마디로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이다. 이런 문 정권이 밀어붙이는 공수처법 개악은 민주당 정권의 총칼이 되고, 장기 집권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최근 주장해 온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런 위기 상황에 지금 야권은 제대로 싸우고 있는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간혹 보궐선거 출마 선언은 있지만 어디에도 구국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실 것"이라며 "누가 어떤 자리에 출마하느냐는 관심은 있어도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최선을 다해 공수처법 개악을 막고, 법에 정해진 대로 공수처장 합의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야권의 공동 투쟁이 절실하다"며 "여권은 지금 20년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고 있다. 이번에 이 정권의 일방통행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야권은 완전히 무력화 될 수 있고 여당의 폭주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내년 보궐선거는 해보나마나일 것이며, 내후년 대선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제1야당을 포함한 양심 있는 모든 야권 인사들에게 호소한다.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사람들은 모두 모여 공수처법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공동 투쟁을 논의해 보자"며 "함께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 무도한 짓을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야권 시민사회 원로들을 향해서도 안 대표는 "선배님들이 온갖 고난과 고통 속에서 만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자유와 평등, 정의와 공정을 향해 나아갔던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것을 이대로 두고 보시겠는가"라며 "사회의 원로로서, 산업화와 민주화의 선배로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반대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변했다.
안 대표는 "진정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말씀드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갈 수 없고, 야권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어서도 안 될 것"이라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어떤 분과도 만나겠다. 당이라는 울타리, 진영과 이념이라는 한계를 넘어, 공수처법 개악을 막기 위해 힘과 뜻을 모으자고 말씀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찾아뵐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데 저 안철수는 미력하나마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지금은 공수처법 개악을 막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고, 정권의 폭주를 저지시키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