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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버 보험 판매 사고칠라…신경 곤두선 생보사


입력 2020.11.20 06:00 수정 2020.11.19 10:1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무료 재무 상담 미끼로 접근…보험 가입 종용하는 설계사

보험료 비싼 생보 상품 '타깃'…코로나發 기현상에 '촉각'

유튜브를 통한 무료 재무 상담을 앞세워 실제로는 보험 영업을 벌이는 설계사들의 일탈이 늘어나면서 불완전판매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픽사베이

유튜브를 통한 변종 보험 영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불완전판매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현장 영업에 차질이 생긴 보험설계사들의 일탈이 확산되고 있다는 염려가 나오는 가운데, 특히 보험료가 비싼 생명보험 상품이 이들의 타깃이 되면서 생보업계가 한층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외부 설계사 채널에서 불거지는 불완전판매로 골치를 않던 생보사들로서는 코로나19가 불러온 기현상에 더욱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무료로 재무 상담을 해주겠다며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는 영상들 중 상당수는 보험설계사들이 운영하는 개인 방송이다. 이 같은 콘텐츠들은 개인 재무 관리에 대한 팁을 주겠다며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보험 상품이나 상담 사례를 전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이런 방송을 만드는 보험설계사들의 주목적은 겉으로 내세운 재무 상담이 아닌 보험 판매에 맞춰진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재무 상담 신청을 받은 뒤 개인적으로 접촉, 재태크에 대한 조언을 진행하며 소비자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결국 이를 위해서는 보험이 필요하다며 상품 가입을 종용하는 식이다.


이처럼 유튜브를 악용한 보험 영업이 최근 들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는 배경에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에 제한이 불가피해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이 직접 고객을 만나기 어렵게 되자, 그 대안으로 온라인 창구인 유튜브에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유튜브 상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는 보험 영업의 특징으로는 우선 생보업계에 집중된 상품 특성이 꼽힌다. 노후를 위한 저축성 보험이나, 만기 시 환급금을 강조하는 종신보험, 그리고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변액보험 등 재테크 상담의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큰 상품들 대부분이 생보업계에 특화된 보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이 이런 생보사 상품에 집중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상품들은 상해·질병보험이나 일반적인 손해보험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비싼 축에 속하는 상품들이다. 이를 파는 입장에서 보면 단기간에 많은 실적을 쌓을 수 있는 보험이란 의미다. 유튜브에 등장하는 보험설계사들이 유난히 생보업계 상품의 장점을 역설하는 진짜 속사정이다.


아울러 특정 보험사에 몸을 담고 있는 전속 설계사보다 독립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이 주를 이룬다는 점도 유튜브 보험 영업의 주요 특성 중 하나다. 자신이 속한 보험사로부터 직접적인 관리를 받는 전속 설계사들에 비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GA 설계사들은 영업의 자율성이 훨씬 높은 편이다. 그리고 그 만큼 성과에 따른 수당에도 차이가 크다. 코로나19에 따른 대면 영업 제한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을 둘러싸고 GA 보험설계사들이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까닭이다.


문제는 기형적인 유튜브 보험 영업이 계속 확산될 경우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불완전판매란 금융사가 고객에게 상품의 기본 구조나 자금 운용, 원금 손실 여부 등 주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어떻게든 상품을 팔려는데 열을 올리는 설계사와, 보험 영업인지도 모르고 이에 접근한 소비자가 만나게 되는 유튜브 영업의 환경을 감안하면 불완전판매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안 그래도 생보사들은 GA 채널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 유튜브에서 번지는 변종 영업은 추가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최근 1년 간 생보사들이 GA 등 기타 법인대리점을 통해 맺은 신계약 대비 불완전판매 발생 비율은 0.41%로 전체 영업 채널 평균(0.1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0.23%)와 비교해 해당 채널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대폭 상승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비율은 금융 상품 판매를 둘러싼 경쟁 과열 여부를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는 지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영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을 통한 무리한 호객 행위가 새로운 불완전판매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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