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타진
4년 전 굴욕 갚고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낄 적기
나성범(31·NC 다이노스)에게는 지금의 멤버와 치르는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 있다.
NC는 17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막을 올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승제)에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두산 베어스와 한국 프로야구 최정상의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NC를 놓고 “올해야말로 우승 타이밍”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야구 전문가들이 많았다. 기대대로 NC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4년 만이다. 지난 2016년 NC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김경문 감독 지휘 아래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NC는 마운드 보다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을 앞세운 폭발적인 타선의 힘에 기댔지만 고작 2득점에 그쳤다. KS 역대 최저 득점이다. 중심타선은 한국시리즈 1~4차전에서 타점 1개만 기록했다. 찬스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탓인지 볼이 되는 공에도 배트를 휘두르며 조급했다.
당시 나성범도 0.143(14타수 2안타) 4삼진이라는 치욕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가을 야구에서 물러났다. 김경문 감독은 창원 홈에서 한국시리즈 패퇴 후 "역대 어느 시즌보다 준비를 철저히 했는데 이렇게 터지지 않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나성범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때 만났던 상대가 두산이다.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는 나성범은 두산에 철저하게 당했던 치욕을 갚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통째로 날리고 올해 풀타임 활약한 나성범은 130경기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 115득점을 기록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을 터뜨렸다. 오른손 타자 양의지(33홈런), 박석민(14홈런), 애런 알테어(31홈런)가 버티는 타선에서 좌타자 나성범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프랜차이즈 스타 '나스타' 나성범은 NC의 심장과도 같은 선수다. 그의 성적에 따라 NC의 한국시리즈 분위기가 요동칠 수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이 절실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금 동료들과 뛰는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은 “한국시리즈부터 잘 하고 봐야 한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두산전 타율이 0.246(61타수 15안타)로 썩 좋지 않았던 나성범은 두산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9타수 무안타 6삼진), 크리스 플렉센(3타수 무안타)에게도 약했다. 다른 그림을 그릴 여유가 없다.
2016년 한국시리즈를 생각하면 오히려 초조하다. 방망이를 쥔 나성범의 심장은 오롯이 두산 마운드를 향해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