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손편지에 "마음 아프다"한지 이틀만에
한미 친선 단체 기조연설서 "종전선언" 되뇌어
"유가족은 유엔에까지 진상조사 요청했는데
北·종전 향한 끝없는 집착, 슬픔 넘어 두렵다"
북한에 의해 사살당한 공무원 고2 아들의 손편지에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불과 이틀만에 또 "종전선언"을 주장하고 나선데 대해, 국민의힘이 "집착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평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군과 청와대의 무책임에 지친 유가족이 급기야 유엔에까지 진상조사를 요청하고 나선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또다시 종전선언을 언급했다"라며 "북한·종전을 향한 대통령의 끝없는 집착에 슬픔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낀다"고 전율했다.
아울러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은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이라며 "공허한 외침 대신 국민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그 답부터 해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의 한미 친선을 위한 비영리재단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 만찬 기조연설에서 한미 관계 대신 북한을 위해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만이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변했다.
나아가 "전쟁을 억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때, 우리의 동맹은 더욱 위대해질 것"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희망한다"고 밝혀, 이미 종전선언 구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미국을 설득하려 들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총살하고 시신을 소훼한 만행 전후에 있었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미 "종전선언"을 거론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도, 유가족의 호소에 아랑곳 없이 계속해서 종전선언만을 외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우리 측의 공동조사 요청에 아무런 답이 없고, 피해자의 유가족은 문 대통령에게 손편지까지 써서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위한 종전선언만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희석 대변인은 "군의 피격 보고로부터 2시간 30분이나 지나 열린 긴급관계장관회의에 통일부 장관은 지각했고 외교부 장관은 회의가 열리는지도 몰랐다"라며 "회의 결과는 한참 지나 아침이 돼서야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니 이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북한에 이 사태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 대책과 재발방지책은 무엇인지 국민께 세세히 고해야 한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유족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