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부진으로 부담 커져…4분기 성장률 따라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 커
경제연구기관들 최고 3.6%에서 최소 0%대까지…”코로나가 변수”
최고 시나리오 나오더라도 회복세로 보기 어려워…내후년까지 봐야
올해 한국경제가 코로나 정국으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반기 경제기상도 역시 ‘흐림’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완만한 회복세인 ‘U자형 성장곡선’도 쉽지 않은 행보다.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한국경제성장률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변수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시나리오별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구기관들이 시나리오별 경제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내년 변수가 크다는 방증인 셈이다.
당장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관건이다. 매년 4분기는 연말 성수기와 더불어 ‘유종의 미’를 거둘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역대 4분기 경제 성적표만 봐도 추이를 파악하기 쉬울 정도다.
2018년 4분기는 전분기대비 0.9%로 1분기(1.1%) 다음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해는 1.3%로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2.0% 였는데, 4분기 1.3%가 2% 마지노선을 지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만큼 4분기 성장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는 그 부담이 더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분기부터 줄곧 마이너스 성장이다. 4분기에 마이너스 폭을 줄이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도 힘겨운 행보가 예상된다.
주요 경제전문가들 진단은 4분기 반등에 부정적이다. 4분기 수출과 내수 모두 성장요인이 있지만 코로나 변수에 가파른 성장곡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디지털타임스가 최근 조사한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지목했다. 이 가운데 18명인 36%가 -1.5~-1.0%를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쇼크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22년 하반기를 예상한 응답자도 12%나 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1.0%는 4분기 성적표에 달렸다. 이미 하나금융연구소는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상반기 -0.7%보다 하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더 보수적으로 잡았다. 상반기 -0.7%에 머물던 경제성장률은 하반기 -3.8%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경제성장률도 -2.3%로 전망했다. 4분기에도 회복세를 시연하기에 힘에 부친다는 평가다.
정부 입장에서도 4분기는 성장률 방어의 마지노선이다. 지난 3분기 경제 성적표가 예상외로 부진한 탓에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분기 경기반등은 상당폭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4분기에 반드시 회복 모멘텀을 살려 나가도록 재정·투자·수출 등 전방위적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 경기부양 정책에도 3분기 반등이 사실상 실패한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상황에서는 4분기에 1.8% 안팎의 플러스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4분기 1.8% 성장률을 거두면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각 제시한 -1.3%, -1.1% 수준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분기 1.8% 성장률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지난 2015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1.8% 분기별 성장률은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2017년 3분기 1.4%가 최근 6년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득여건 악화와 취약계층 피해 확산 등으로 소비 회복이 제한적”이라며 “해외 수요의 부진한 회복에 따라 수출 개선도 미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코로나발 충격을 완화했지만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취약계층 부실화 위험과 그에 따른 경기회복 불균형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맞물린 잠재성장률 추가 하락과 성장복원력 약화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