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외에 송금·환전서비스 등 제공…멤버십 기능도 탑재
성역없는 제휴처 확대 등 서비스 확장 예고…"플랫폼 전쟁 서막"
빅테크에 맞서 전통 금융회사가 주도하는 첫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KB Pay)’가 내달 첫 선을 보인다. 네이버와 삼성페이 등 빅테크 및 IT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 전통 금융회사가 역량을 총동원해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여서 향후 간편결제시장 및 결제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KB금융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결제 플랫폼 ‘KB페이’ 시행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KB페이는 전통 금융권이 주도한 첫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그룹사 차원에서 핵심사업으로 추진 중에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오는 10월 15일 첫 출시를 목표로 현재 전산작업과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일 ‘KB페이’는 KB국민카드가 기존에 운영하던 모바일 앱 ‘KB국민 앱카드’를 ‘KB페이[앱카드]’로 기능을 확대 개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가 최근 기존 KB앱카드에 대한 서비스 및 약관 변경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존 앱 카드가 KB국민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결제서비스 제공에 국한돼 왔다면 조만간 선보일 KB페이는 그보다 범위를 넓힌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카드 뿐 아니라 선불카드, 포인트(포인트리), 상품권, 계좌 등록을 통해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이용자 유입 가능성을 대폭 높인 것이다.
결제 방식도 MST(마그네틱 전송), NFC(근거리 무선통신, 저스터치), QR코드, 바코드 등으로 선택지가 다양해진다. MST의 경우 일반 카드단말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방식으로 삼성페이가 대표적이다. KB페이도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등과 같이 저마다 편한 방식을 선택해 현장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장결제에 대한 이용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지난 2월 다양한 결제수단을 한데모아 마련한 ‘이지터치’가 이번 시스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KB페이를 통한 부가서비스 제공도 확대된다. 이용자들은 KB페이 앱을 통해 결제 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를테면 국내·외 송금서비스는 물론 외화 환전 등도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 등 KB금융 계열사 역량과 시너지가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또 각종 멤버십 서비스를 탑재해 혜택과 연계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KB페이 출시를 통해 예고된 가장 큰 변화는 금융 플랫폼의 무한한 ‘확장성’이다.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자사 계열사 및 특정 사업에 국한해 보수적으로 서비스 제공에 나서왔으나 앞으로는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제휴업체 등에 한계를 두지 않고 앱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간편결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업체들이 유연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가는 데다 플랫폼 자체가 시장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금융권 역시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적으로 카카오톡의 경우 초기에는 단순 메신저 기능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커머스와 금융 등 다양한 업권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금융권도 폐쇄적인 플랫폼 운영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결제 방식이나 서비스 운용, 협업 등에 있어서 어떠한 제한을 두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