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전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
타자들의 득점지원과 발군의 수비력 등에 업어
세인트루이스의 ‘KK’ 김광현(32)이 다시 한 번 무실점 투구로 시즌 2승 요건을 갖췄다.
김광현은 2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1회부터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고 6회까지 무려 13점이나 뽑아내며 화끈하게 김광현을 득점 지원했다.
마냥 편안했던 경기는 아니었다. 김광현은 1회초 팀이 6점이 뽑은 넉넉한 상황에서 첫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조이 보토를 볼넷으로 내보낸 김광현은 후속 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병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2회에도 볼넷을 내줬으나 실점하지 않았던 김광현은 3회 1사 후 커트 카살리 조이 보토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다시 마주한 상대는 1회 병살을 유도했던 카스테야노스. 김광현은 배짱 좋게 포심 패스트볼을 3개 연속 꽂아 넣었고, 변화구를 기다렸다가 참을 수 없었던 카스테야노스는 방망이를 휘둘러 또 한 번 병살 타구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김광현은 4회, 유지니오 수아레스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이날 첫 장타를 맞았다. 그러나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뜬공, 아귀노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이닝이었던 5회에는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투구수는 85개(스트라이크 54개)로 다소 여유 있었지만 점수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무리할 필요 없었고 6회 헤슬리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더그아웃에 앉았다.
김광현이 0점대 평균자책점(0.83)에 진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더블플레이 유도 능력이다.
병살을 유도한 상대가 카스테야노스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과감한 직구 승부를 택한 김광현의 구위 자신감도 칭찬할 만하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유도하는 야디어 몰리나 포수의 투수 리드 역시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김광현은 빅리그 안착 후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고 있다. 포수에게 공을 받은 뒤 곧바로 와인드업 또는 세트 포지션에 들어가 타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빠르고 덜 빠른 직구 구종 2가지를 던지면서 타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강자다운 세인트루이스의 뛰어난 수비력도 한 몫을 한다. 김광현은 고비 때마다 내야수는 물론 외야수비의 도움을 받으면서 실점을 억제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포수와 함께 리드 야수들의 득점 및 수비력 등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는 김광현의 빅리그 1년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