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KOVO컵,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대회로 진행
'언택트 시대' 맞춘 온라인 콘텐츠 강화 눈에 띄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 국면 속에 국내 스포츠 종목들도 활로를 찾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리그가 운영 중인 야구와 축구의 경우, 지난달 말 관중석 대비 10% 수준의 유료 관중을 받기 시작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급증하자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 가운데 하나인 프로 배구는 현재 충북 제천에서 프리시즌 성격으로 치르는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남자부 대회가 지난 22일 시작돼 29일 막을 내리며, 30일부터는 6개팀이 참가하는 여자부 대회가 시작된다. 특히 여자부 대회는 개막 전부터 ‘월드 클래스’ 김연경의 복귀 후 첫 출전 대회라 배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당초 한국배구연맹(KOVO)은 대회가 열리는 제천 체육관 전체 좌석의 10%인 163명의 관중 입장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구체적인 방역 지침도 철저했다. 배구연맹이 발표한 대회 요강에 따르면, 전 좌석 지정제,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 좌석간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 지침이 실시되고 선수단을 비롯한 관계자와 관객 간의 경기장 내 동선 분리, QR코드를 통한 경기장 방문 인원 관리, 의심 환자 등 발생 시 매뉴얼 구비 등 코로나19 스포츠 방역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과 제천시가 마련했던 만반의 준비는 대회가 무관중으로 전환됨에 따라 아쉽게 손님을 맞이하지 못하기에 이르렀다.
관중을 받지 못함에 따라 티켓 수입 부분에서도 차질이 생겼다. 최근 배구의 인기는 매년 급상승 중이며 이는 컵대회에서도 뚜렷한 관중 증가세로 나타나고 있으나 올 시즌은 효과를 보지 못할 전망이다.
배구연맹에 따르면, 2017년 2만 1617명(총 21경기, 경기당 1029명)이 입장했던 KOVO컵은 2018년 3만 4104명(총 15경기, 경기당 2273명), 2019년 4만 830명(총 15경기, 경기당 2722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총 17경기가 편성된 이번 시즌은 박철우(한국전력)의 이적과 김연경의 복귀 및 이다영의 이적으로 절대 1강이 된 흥국생명 등 많은 흥행요소를 갖춰 경기당 평균 관중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집계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개최됨에 따라 티켓 수입에서도 큰 손실을 입게 된 이번 컵 대회다.
그렇다고 배구연맹이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배구연맹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를 맞아 이번 컵대회서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 행사들을 준비, 다른 종목에도 많은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튜브와 SNS를 적극 활용한 홍보 활동이 눈에 띈다. 배구연맹은 “무관중 대회로 전환됨에 따라 팬들이 경기장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이벤트를 선보인다”라며 “남녀부 결승전에는 선수 웜업 등 경기장 실황을 고화질 SNS 라이브 방송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며 경기장 내 18m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하여 사전에 SNS를 통해 선발된 팬들이 집에서 펼치는 랜선 응원을 라이브로 송출한다”고 밝혔다.
또한 배구전문 유튜브 채널과의 콜라보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위해 최근 주목받는 SNS 플랫폼인 틱톡 계정을 개설, 더 많은 팬들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마련했다.
팬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참여가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온 가족이 함께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며 응원하는 모습을 해쉬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집관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응원 문구를 경기장 내 선수들이 LED 전광판을 통해 볼 수 있는 장치도 준비했다.
‘언택트 시대’의 맞춤형 팬 서비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배구 연맹은 이번 컵 대회를 앞두고 공식 웹사이트의 모바일 버전을 전면 개편,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배구연맹 측 관계자는 “컵대회 개막 이후 SNS를 통해 1일-1콘텐츠 이상 업로드 되고 있으며 콘텐츠 배포 채널 확대를 위해 개설한 틱톡은 19일 개설 후 현재 팔로워 1만 2천명, 페이지 ‘좋아요’는 16만회를 기록했다”라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정규리그 개막 이후에도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및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