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커트’ 헤어스타일 바꾼 류현진, 연패 사슬도 잘라내나


입력 2020.08.06 00:01 수정 2020.08.06 07:4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애틀랜타전 앞두고 단정하게 머리카락 자르고 준비

에이스로서 3연패 수렁에서 팀 건져 올려야하는 책무

구속 상승과 제구 안정 없다면 고전 가능성 높아

류현진 ⓒ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단정하게 머리를 깎고 연패 사슬 끊기에 나선다.


류현진이 6일 오전 8시10분(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서 펼쳐지는 ‘2020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시즌 세 번째 등판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메이저리그 선수단까지 덮쳐 경기 일정이 꼬인 상황에서도 토론토는 류현진의 등판 간격을 지켜줬다. 류현진이 화답할 차례다.


류현진은 개막 후 두 차례 등판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달 25일 탬파베이전에서는 타선의 화끈한 지원에도 4.2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4.1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승리 없이 1패만 안고 있는 류현진의 2경기 평균자책점은 8.00(9이닝 8자책). 류현진에게 4년 총액 8000만 달러를 안긴 토론토가 바랐던 그림과는 너무 다르다.


류현진은 지난 5일 토론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의 배려 속에 정상적인 등판 간격을 지키고 있다. 5일 휴식 후 등판이라 크게 바뀔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경기를 앞두고 변화를 줬다.


생후 3개월 된 딸과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를 한국으로 보내기로 한 류현진은 머리카락까지 짧게 자른 채 새로운 마음으로 애틀랜타전을 준비하고 있다. 애틀랜타 원정 등판을 하루 앞둔 5일 류현진은 ‘토론토선’ 등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에서 좋지 않았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어 단정하게 머리카락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줬고, 반등에 성공했다.


LA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해 4경기 연속 부진에 빠졌던 류현진은 머리카락 색깔을 회색으로 염색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15일 뉴욕 메츠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회까지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체인지업과 커터의 제구가 안정화를 찾으면서 한 달여 만에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머리카락 색깔을 바꾼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농담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그랬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 시절이었던 2011년, 개막 후 3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던 류현진은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염색하고 나타나 ‘괴물’의 건재를 알렸다. 염색 후 첫 선발 경기였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이번에 염색은 아니지만 머리카락을 커트하며 단정하게 정리한 류현진은 에이스로서의 책무도 안고 있다. 소속팀 토론토(3승5패)는 3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다. 애틀랜타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선발 맷 슈메이커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며 1-10 대패했다. 60경기 초미니 일정에서 초반에 밀리면 희망이 없다.


에이스는 팀의 연패를 끊어줄 호투를 펼쳐야 한다.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을 안겼다. 선발 투수진이 두껍지 않은 토론토에서 류현진과 2,3선발의 차이는 매우 크다.


류현진 ⓒ 뉴시스

그러나 구속 저하와 안정감을 잃은 제구는 걱정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던 지난해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7마일(약 146km). 하지만 MLB.com이 집계한 워싱턴전에서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8.3마일(약 142km)에 그쳤다.


MBC스포츠플러스 송재우 해설위원도 “구속 저하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보다 더 좋지 않았던 것은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승부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류현진이 원래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라 볼 배합과 코너 워크가 중요하다. 존을 넓게 활용하는 원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변화를 강조했다.


머리 스타일은 바꿨지만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구속과 몸쪽과 바깥쪽을 찌르는 투구가 따르지 않으면 애틀랜타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애틀랜타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으로 올 시즌도 8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다소 주춤했던 타선은 전날 경기에서 대거 10점을 뽑으며 대승을 거뒀다.


MLB.com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워싱턴전 패배 이후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예상했던 것만큼 날카로운 모습은 분명 아니지만 특이한 시즌이라 그럴 수 있다. 곧 원래의 모습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에이스로서 예우를 받고 있는 류현진이 달라진 모습으로 토론토를 연패 수렁에서 건져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