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미기록 식물 가장 많은 지역은…제주와 서남해

국립생물자원관, 30년간 150종 미기록 식물 발견

올해도 ‘붉은하늘타리’ 등 국내 미기록 식물 4종 자생 확인

올해 서남해 섬 일대에서 발견된 미기록 식물 '붉은하늘타리(박과)'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은 ‘한반도 식물자원의 발굴과 식물다양성 연구’ 조사 핵심지역을 정하기 위해 최근 30년간 보고된 신종 및 미기록 식물 발견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제주도와 서남해 섬들에서 미기록 식물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분석 결과를 생육지나 지역별로 나눠 살펴보면 제주도(77종)와 서남해 섬(73종)에서 전체 50%가 넘는 150종이 발견됐다. 그 외 자연습지(28종), 석회암지대(15종), 동해안(14종) 순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생물자원관에서 2007년부터 실시해온 ‘자생생물 조사발굴사업’에서 발견한 80종 관속식물을 지역별로 분류할 경우에도 제주도(40종)와 서남해 섬(11종)이 가장 많았다. 그 외 자연습지(5종), 석회암지대(3종) 순으로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올해도 서남해 섬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기록 식물 4종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번에 확인된 종은 지금까지 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진 넓은잎갯돌나물(Sedum yabeanum)과 중국 고유종으로 알려진 천공사초(Carex foraminata), 동아시아 아열대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붉은하늘타리(Trichosanthes cucumeroides), 푸른왕찔레나무(Rosa laevigata)다.

이처럼 제주도 및 서남해 섬들에서 미기록 식물들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이유는 과거 기후온난기(1만년~6000년 전)에 우리나라까지 북상한 남방계 식물들이 다른 지역에서는 소멸했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현재까지 소수 집단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제주도와 서남해 섬들이 한반도 생물다양성 핵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불충분했다”며 “향후 이 지역에 대한 생물다양성 조사를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