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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1Q 상장사 총차입금 386조7천억...전년말 대비 20조 ↑"


입력 2020.06.22 11:00 수정 2020.06.22 10:55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로나19 피해업종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자산 팔고 빚 늘려 버티기

코로나 충격 3월 본격화로 2Q 더 어려워...위기 종식 때까지 정책지원 필요

코스피 상장사 차입금 추이.ⓒ한국경제연구원

올해 1분기 상장사 총차입금이 지난해 말 대비 20조원 증가했다. 항공·조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업종은 차입금의존도가 모두 증가했는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들이 차입금 확대와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견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상장 623개사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 623개사의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 386조7000억원으로 전년도 말에 비해 20조원 늘어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분기당 5조원 가량 늘었던 데 비하면 많은 편으로 동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21.6%에서 22.5%로 0/9%포인트 올랐다.


상장사 차입금 구성은 회사채(39.9%)와 은행 등 차입(33.5%) 등의 순이지만 올해 1분기 차입금 증가 중 은행 등에서의 차입금은 14조9000억원 늘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5조3000억원)을 상회했다.


한경연은 이에 대해 "올해 2∼4월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기업들이 은행대출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본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섬유의복 5개 업종은 올해 1분기 차입금의존도가 모두 상승했으며 특히 항공업(+5.3%포인트)에서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업종들은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차입금 확대와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을 확보해 위기를 어렵게 견딘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표상 영업현금흐름은 모든 업종이 나빠졌는데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4개 업종은 순현금흐름이 지난해 1분기 유입에서 올해 1분기 유출로 악화됐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번 것보다 나간 게 더 많았다는 의미다. 영업현금이 올해 플러스인 업종은 섬유의복뿐으로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10분의 1에 그쳤다.


재무현금흐름은 항공, 관광레저, 조선 업종이 차입금 확대 등으로 올해 1분기 자금조달이 늘었고 그 결과, 이들 업종의 차입금 의존도가 상당 폭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항공 5.3%포인트(58.5%→63.8%) ▲조선 2.3%포인트(17.7%→20.0%) ▲관광레저 1.4%포인트(19.5%→20.9%) ▲대형유통 1.1%포인트(31.4%→32.5%) ▲섬유의복 0.8%포인트(19.1%→19.9%) 등의 순으로 늘었다.


투자가 활발할수록 마이너스 폭이 커지는 투자현금흐름은 올해 1분기 모든 업종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폭이 축소(투자규모 축소)되거나 플러스로 전환(투자자산 매각)됐다.


특히 투자활동 중 ‘지분, 금융상품 및 기타자산 투자’ 관련 현금흐름이 대형유통을 뺀 4개 업종에서 플러스였다. 이는 기업들이 영업활동에서 빠져나간 현금을 금융상품·지분 등 자산 매각으로 충당한 것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코스피 상장사(623개사)의 영업현금유입은 올해 1분기 20.1%(4조5000억원) 증가하고 투자현금지출이 24.6%(5조1000억원) 늘었지만 몸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622개)의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13% (2조5000억원) 줄고 투자활동 현금지출이 26.4%(5조2000억원) 감소해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과 증자 등 재무활동을 통한 자금조달은 두 경우 모두 늘었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지출을 줄이고 자금조달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총자산 대비 현금비율은 영업현금흐름 축소에도 오히려 상승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코로나19와 저유가 등 예상치 못한 경제충격으로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차입금의존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추 실장은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 유통, 관광·레저, 조선 등은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자산 매각과 차입금 확대 등으로 위기를 어렵게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충격이 3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에 2분기 지표는 더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힘입어 자금시장의 경색은 최근 다소 진정됐지만 어려운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에 애로가 여전하다”며 “이번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자금공급이 막힌 곳은 없는지 정부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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