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떠나는 통일장관의 쓴소리…"주어진 권한 비해 짊어진 짐 너무 무거웠다"


입력 2020.06.19 16:10 수정 2020.06.19 16:0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통일부 위상‧역할 생각하는 계기되길"

"신명나게 일할 기회도 없었다"

지난 17일 남북관계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그동안의 비판과 질책은 모두 제가 안고 떠나겠다"며 "저의 사임이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이 너무나 무거웠다"며 "오늘 제40대 통일부장관의 자리를 내려놓고 여러분의 곁을 떠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7일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겠다"며 청와대에 사의를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 장관은 "통일가족 여러분에게 미안함 투성이"라며 "저와 함께하는 동안 신나는 일도 웃을 일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신명나게 일할 기회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장관으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고생하는 여러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였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관게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다"며 "관계 악화의 시기가 오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이 다시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실망과 증오의 감정을 주고받는 현재 상황에서 결코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중국 영화 '인생'의 한 대사인 '살아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지'를 인용하며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