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쉼터 소장 최초 신고자는 윤미향 비서관
"문의 좀 드리려고요,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
정의기억연대의 서울 마포 쉼터(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된 당일 최초 신고자의 119 신고 녹취록이 10일 공개됐다.
쉼터 소장 손모 씨는 지난 6일 밤 파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신고자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서관 A씨(정대협 간부 출신)로 확인됐다.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등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 시각은 6일 오후 10시 33분경이다.
신고자는 119의 응답에 "예 문의 좀 드리려고요"라는 말로 시작해 상황을 설명했다. 녹취록의 비고란에는 '여성 신고자 차분한 목소리'라고 기재돼 있다.
이날 A씨는 경기도 파주 손씨의 자택 문을 두드린 뒤 반응이 없자 119에 신고 전화를 했다. 119의 응답에 A씨는 "예, 문의 좀 드리려구요"라고 말문을 열었고, "아는 분이 몇 시간 동안 연락이 안되는데 최근 좀 몸이 안좋으셔서 수면제나 이런 것도 복용하고 그러시던 분이라서 저희가 집에 찾아왔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손씨) 차도 집 앞에 있는데 그래서 집 앞에 있을 거라고 추정이 된다"며 "지금 아무리 두드려도 반응이 없고 그래서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19가 주소 확인을 요청하자 A씨의 손씨의 아파트 동, 호수를 불러줬다.
이후 '신고자분과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는 119의 질문에 "지인"이라고 답했다. 119는 "끊지 마세요. 구조대 출동할 거구요"라고 했고, A씨는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앞번호를 불러줬다. 이어 119에 손씨의 생년과 연락처도 제공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거 같다는 거냐'는 물음에는 "네 혹시 몰라서요"라고 말했다. 119는 신고 20분 후인 오후 10시 55분경 경찰과 함께 현장에 도착해, 문을 강제로 열고 손 씨를 발견했다.
이 녹취록과 관련해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윤 의원 비서관이 신고하는 과정에서 복수 표현인 '저희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윤 의원 측 인사나 정의연 관계자가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 증거인멸, 사전모의 등을 위해 고인과 연락을 취하다가 찾아간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30분께 소장 손 씨의 발인이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엄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