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밟아본 다나카, 휴스턴 사인훔치기 일갈

2017 ALCS 당시 낌새 채고 사인 복잡하게 바꿔

가을 야구 호투에도 월드시리즈 무대 오르지 못해

다나카도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부정 행위를 일갈했다. ⓒ 뉴시스

다나카 마사히로(32·뉴욕 양키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훔치기를 일갈했다.

11일(한국시각) 미국 ‘CBS스포츠’ 등에 따르면, 다나카는 플로리다에서 훈련을 마친 뒤 휴스턴 사인 훔치기에 대한 질문에 “나 또한 속았다”며 "야구는 경쟁이지만 공정해야 한다. 우리 팀은 당시 휴스턴을 상대하며 사인을 복잡하게 바꿨다"고 말했다.

양키스는 지난 2017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휴스턴과 격돌해 3승4패로 패퇴했다. 양키스를 밀어낸 휴스턴은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마저 꺾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한 선수의 폭로로 사인 훔치기는 만천하에 드러났다.

휴스턴은 지난 2017년 외야에 설치된 카메라와 연결된 덕아웃 근처의 모니터를 통해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친 뒤 이를 2루 주자 혹은 타자에게 전달했다. 타자에게 구종과 코스 등 사인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발이나 배트로 휴지통을 두드리는 방법 등을 사용했다. 명백한 규정 위반 행위다.

A.J. 힌치 감독과 제프 르나우 단장은 해고됐고, 휴스턴은 2년간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 당했다.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다나카는 휴스턴을 상대로 ‘가을의 투수’답게 양호한 투구를 선보였다. 2017년 당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실점을, 5차전에서는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낌새를 차리고 사인을 복잡하게 바꾼 효과를 본 셈이다.

하지만 휴스턴 만행 속에 월드시리즈 진출은 실패했다. 사인 훔치기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부정을 저지른 상대에 졌다는 사실은 당시 패배를 기억하는 선수들로 하여금 분노하게 한다.

다나카도 피해자다. 지난 2014년 1월 양키스와 7년 총액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던 다나카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월드시리즈 최다우승팀 양키스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월드시리즈 진출을 열망하는 다나카는 7년 동안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6년 연속 10승 이상을 찍고, 가을야구에서도 호투했지만 다나카의 간절한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휴스턴은 사인 훔치기를 타고 월드시리즈 무대를 두 번이나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