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선거법 '꼼수' 협상에 꼼수로 응수한 한국당
현실화하면 비례대표 의석 석권 가능…여권은 대안 없어
설훈 與 최고위원 "비례한국당은 괴물" 격앙 반응
범여권의 선거법 '꼼수' 협상에 꼼수로 응수한 한국당
현실화하면 비례대표 의석 석권 가능…여권은 대안 없어
설훈 與 최고위원 "비례한국당은 괴물" 격앙 반응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카드에 허를 찔린 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 세력과 공조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다. 범여권이 통과시키려던 선거법 개정안은 한국당에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었다.
민주당은 20일 친여 성향의 군소정당들과의 선거법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한국당의 '위성정당' 공격까지 받자 일단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그저께 의원총회 이후 오늘은 소강상태가 예상된다. 의원들께서는 이 점을 일정에 감안해 활동해주시면 고맙겠다"고 고지했다.
지난 1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례한국당을 우습게 볼 게 아니다'는 식의 지적이 쏟아진 게 결정타가 됐다.
참석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의원총회에서 "위성정당 문제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당이 위성정당을 해버리면 대책이 없다", "어쨌든 자유한국당을 끌어안아야 하지 않냐"는 등의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온 민주당 의원들의 심난한 속내를 그대로 반영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민주당이) 연동형 선거제를 밀어붙이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위성정당 계획을 공식화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을 많이 확보하는 정당에겐 비례대표 의석이 덜 돌아간다는 맹점을 안고 있는데, 바로 이점에 착안해 나온 아이디어다.
실제로 현실화한다면 석패율제, 이중등록제, 연동률 캡(상한선) 등 각종 꼼수를 둘러싸고 지난한 협상을 이어온 범여권의 의석수 계산에 중대한 차질이 생기게 된다.
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이 정당득표율 10% 정도만 얻어도 비례대표석을 15석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위성정당이 현재의 한국당 지지율을 고스란히 흡수한다면 비례대표 50석 중 비례한국당이 20석까지 석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비례한국당은 괴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설 최고위원은 2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한국당을 두고 '해괴한 방식, '괴물'이라며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국민들이 그걸 받아들이까"라며 "국민들 앞에 당당하게 나오는게 아니라 순전히 꼼수로서 자리를 유지해 볼까라는 입장에서 나온느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1(민주당·바른미래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와 한국당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민주당은 우선 위성정당 문제를 예의주시하며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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