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쿠웨이트에 이어 미국산 원유 수입비중 높아…이라크‧UAE 제쳐
두바이유와 WTI 가격차이, ‘추가 운송비’ 이상 벌어져…경제성 확보
사우디‧쿠웨이트에 이어 미국산 원유 수입비중 높아…이라크‧UAE 제쳐
두바이유와 WTI 가격차이, ‘추가 운송비’ 이상 벌어져…경제성 확보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 도입을 늘리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경제성을 확보한 데다 국내 정유사의 공급선 다변화 전략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19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 정유사가 수입한 미국산 원유량은 1억1174만6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4039만4000배럴)보다 약 2배 이상 늘었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가 수입한 미국산 원유량은 2016년 244만5000배럴, 2017년 1238만7000배럴에서 지난해 6066만8000배럴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에는 지난 7월에 이미 전년도 수입량을 넘어섰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국가별 원유 수입량 순위에서도 미국(수입비중 13.7%)은 중동국가인 이라크(11.4%), 아랍에미레이트(8.4%)을 제치고 3위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계단 뛰어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30.6%)와 쿠웨이트(15.1%)는 각각 1‧2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미국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중동산 원유인 두바이유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산 원유는 중동산 원유보다 3달러 안팎의 운송비용이 더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두바이유와 WTI의 가격차이가 미국산 원유 운송비용보다 더 벌어지면서 WTI의 경제성이 확보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정책 등으로 두바이유 가격은 오른 반면 WTI 가격은 미국 내 셰일오일 증산으로 낮아져서다.
두바이유와 WTI의 가격차이가 지난해 5월 발생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10달러 가까이 벌어졌다. 최근에도 미국산 원유의 추가 운송비를 웃도는 가격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두바이유는 배럴당 65.62달러, WTI는 60.94달러로, WTI가 약 4.7달러 저렴하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는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중동국가와 미국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멕시코, 러시아 등 25개국에서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대략적으로 원유수입물량 중 60%를 장기계약으로, 40%를 단기계약(스팟거래)으로 진행하고 있다. 장기계약을 통해 중동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입하고, 수급상황 및 시장가격 등을 고려해 다양한 수입처에서 단기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산 원유의 경우 단기계약 형태로 도입한 바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두바이유와 WTI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 대비 경제성이 높아져 수입량이 늘었다”며 “미국산 원유는 경질원유라서 중질원유인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는 어렵고, 일부 중동산 경질원유 수입이 줄은 대신 미국산 원유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